의사협회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 결의대회’를 열었다. 의협은 현재의 우리나라 정부의 의료정책이 사회주의로 나아가고 있다며, 의료계에 대한 정부의 다양한 규제와 압력을 분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의협의 구체적인 주장은, 국민건강보험의 독점적 지배를 철폐하고 민간 의료보험을 도입하겠다는 것, 현재 시행 중인 ‘조제위임 제도’(의협은 당연히 의사의 영역인 조제권을 약사에게 위임했다 하여 의약분업을 이렇게 부른다)를 철폐하고 약의 조제 장소를 병의원이나 약국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분업 제도를 실시하자는 것 등이다. 그동안 의료계는 의료수가 인하, 의료기관 급증, 환자 수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의사파업 이후 일방적인 사회적 비난을 받아 피해의식이 극에 달했다. 여기에 지난 수가협약이 의료계에 매우 불만족스럽게 된 것을 고려하면 의협의 이런 움직임은 일견 당연해 보인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익집단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정당하며 경우에 따라 정의롭기까지 하다. 그리고 바람직한 개혁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견 역시 다양하고 그 모든 의견들은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 주장에 모순과 편견이 가득하고, 대안이 특정 소수를 위한 것일 때는 불안한 총선정국을 이용한 집단이기주의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의협은 현 정부의 의료정책을 ‘의료 사회주의’라 명명하고 이에 대한 저항을 ‘의료의 민주화 투쟁’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의료 민주화는 의료 사회주의의 반대말이 아니다. 의협이 주장하는 의료 공급자에 대한 규제의 완화는 ‘의료 자유주의’라 이름지어야 한다. 의협은 의료의 공급자와 피공급자(환자)가 자유롭게 거래를 할 수 있는 상태를 바람직한 의료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과연 그럴까
의협은 국민 불편과, 의약분업으로 약국에 추가로 지급된 조제료가 건강보험 재정 파탄의 주범이라는 이유를 들어 의약분업을 선택분업으로 바꾸자고 한다. 하지만 이는 의약분업을 없던 것으로 하자는 말과 같다. 약간의 불편이 있더라도, 잘못 쓰면 독이 되는 약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의약분업은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