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꼐없는 글이지만...좋은 글입니다. 한의사협회의 약대6년제 철회 주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 | 공부장 2004/06/13 23:15 http://blog.naver.com/loveyunkh/120003243778 이 글을 쓰기 전에 먼저 개인적인 소감을 밝히고자 한다. 이 글에 대해 상당한 비난이 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의사 회원 모두가 힘을 쏟아도 부족할 판에 판을 깨는 이런 발언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해 심사숙고했었다. 더구나 직간접으로 한의사협회 일에 간여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협회장 직선제부터 가깝게는 한의약육성법 시행령 문제, 멀게는 전문한의제도에 이르기까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일종의 딴지 걸기를 해야만 하는 나도 괴롭다. 그러나 한방의료정책을 전공하고 있는 입장에서 사건을 좀더 분명히 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전문가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하나 이 글은 개인적인 의견이며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청한)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1. 한의사협회의 약대6년제 철회 주장은 '정치적 쇼'이다. 제목이 좀 자극적이다. 정치적 쇼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나쁘게 말하면 '트릭'이지만 좋게 말하면 전략전술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번 한의사협회의 철회주장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아주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 1. 의사협회가 주장할 것을 한의사협회까지 같이 주장해주고 있다. 2. 93년 한약분쟁 정서를 가지고 있는 회원들을 자극함으로써 내부 단결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3. 전문이기주의(전문가집단의 보수화, 신자유주의화, 직능이기주의 등등의 용어로 대치할 수 있지만 정확한 개념정리가 안되었다)로 나아갈 돌파구를 마련했다. 4. 외부에는 직능갈등으로 비춰질 뿐이다. 이렇게 말하면 그게 뭐 어때서? 당연한 것 아니야? 라고 말할 수 있다. 당연하다. 한의사협회가 의사협회와 공동보조를 맞추고 회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또 한의사의 이익을 위한 일을 하겠다는 데 무엇이 문제가 될 수 있겠는가? 그러나 한의사협회의 약대6년제에 관한 문제인식은 여기까지이다. 4가지 의의는 모두 정치적 고려만 있을 뿐 어떤 정책적인 고려가 없다. 더구나 그것이 허구에 근거하고 있다면 또는 정세분석이 결여돼 있다면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근거를 과대포장하고 여론을 호도하면서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우선 의사협회의 행보가 바람직하다고 보는 지 심각하게 반추해 봐야 한다. 한의사협회는 국민들로부터 비판받게 된다면 금방 허물어질 모래성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영향력이 있는 집단의 행태는 소아병적이다. 뒤에 가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약대6년제는 의사협회에서 전격적으로 반대해야 한다. 정서상 그렇고 실제로도 의사협회는 물밑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약사들이 의사들과 똑같아 지려고 하는 것인 데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절대 용인할 수 없는 것이다. 의료에 관한 한 독점적인 지위를 갖고자 하는 것이 현재 의사협회의 모습이다. 서글프게도 의과대학 학생들까지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약대6년제를 한의사협회가 가장 반대하는 듯이 보이지만 실제로 가장 반대해야할 집단은 의사협회이다. 한의사협회의 강한 반발은 의사협회의 목소리를 대신 내주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보아야 한다. 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여전히 93년 한약분쟁의 정서에 매몰되어 있다. 이는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올해가 2004년이다. 한약분쟁이 있은 지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정치역학관계나 의료지형이 많이 변했다. 그러나 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여전히 외부 세력이 한방의료를 없애려 하고 있다. 우리 회원들이 일치 단결하여 정부를 상대로 싸움을 벌여야 한다. 특히 약사와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일종의 도그마에 빠져있다. 93년 한약분쟁 때 같이 분노하고 삭발까지 했던 한의사로서 이런 정서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있지도 않은 위협을 강조하고 위협을 과대 선전하는 것은 정치적인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즉 한의사협회 집행부는 회원들의 이해와 요구에 기초하여 합리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관철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회원들에게 선전함으로써 존재를 확인시키려는 정치적인 고려만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필자는 특히 이번 사건이 의사협회처럼 한의사협회도 전문이기주의를 공식적으로 대내외에 천명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약대6년제 문제야 어차피 지나갈 수레바퀴이기 때문에 한번 지나가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하지만 이것의 후폭풍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93년 한약분쟁과 98년 의약분업 분쟁의 직접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적 지지를 즉 정당성을 누가 더 많이 가지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93년 한약분쟁의 정당성은 한의사가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비록 한방의약분업이라는 구도를 합의하여 한약사라는 직능을 만들고 기존의 약사들에게 한약사 면허까지 주는 참패를 당했지만 이후 한의사가 얻은 사회적, 경제적, 법적. 제도적 변화를 생각해보자. 허준이나 대장금 같은 드라마가 그토록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93년 그 때 국민들의 심정적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93년 한약분쟁에 대해 평가가 다양하지만 필자는 이렇게 본다. '실리는 줬지만 명분은 이겼다. 그러나 이 명분은 이후 훨씬 더 큰 실리를 챙기게 하였다.' 93년 한약분쟁은 한의계에는 실패한 싸움이었다. '약국에 한약장을 설치하여 관리해서는 안된다' 라는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촉발된 싸움이었기 때문에 승리는 이 조항을 다시 살리면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약사회측의 논리와 대응력은 한의사협회의 예상을 넘는 것이었다. 결국 약사회 주장을 대폭 수용하는 법개정이 이루어졌고 한의계측은 몇가지의 떡고물(국립의료원 한방진료부,복지부 한방담당관실 설치,한방공보의 실시 등)을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의계는 억울함을 계속 주장했고 그때의 그 울분이 지금도 남아있는 것이다.(오해할까봐 부기하면 결코 한의계의 한약분쟁 투쟁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한의계의 자기 희생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현재의 모습도 없었을 것이다. 한약분쟁에 대한 평가는 좀더 세밀히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법,제도적인 문제만을 놓고 보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구태여 한약분쟁 평가를 시도한 이유는 약대6년제가 여전히 한약분쟁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하나 한의사협회가 '복지부장관 임기말에 졸속적으로 법안이 통과되었다' 라고 주장하는 데 이것도 논란거리다. 한의사협회가 약대6년제와 관련하여 위기를 부추키는 주요 논리인 데 이것은 한의사협회 스스로 정세분석 능력이 없음을 자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왜 그런지는 뒤에 가서 다시 논의하겠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차별적으로 호소해서는 안된다. 전문이기주의는 '국민적 동의를 얻지 않은 전문가 집단의 이기주의'(공식용어는 아니다. 필자가 정의한 것이다.) 를 말한다. 지금 국민들 중 어느 누가 한의사들을 약자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오히려 돈을 많이 벌고 편한 직업을 가진 부러운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더 이상 93년 한약분쟁 때와 같은 '민족의학인 한의학을 무조건 살려야 합니다' 라는 주장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한의사협회는 약대6년제 철회를 주장하면서 '만약 철회하지 않으면 93년 한약분쟁 때와 같은 사태가 올 것이다' 라고 국민들에게 그야말로 오만하게 경고하고 있다. '국민들 다시 한번 당해봐라'는 식이다. 국민을 협박하여 자기 밥그릇 챙기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충분히 밥그릇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의사직능 전문주의(조병희 교수가 쓴 개념을 빌렸음)는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적 동의를 거치지 않은 전문주의, 합리적이지 않은 전문주의, 사회적 역할을 망각한 전문주의는 배격해야 한다. 한의사협회는 당장 눈 앞에 이익을 취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고사하는 정책방안임을 알아야 한다. 한의사협회가 약대6년제 철회를 주장했을 때 일반적으로 느끼는 생각은 또다시 직능갈등이 시작되나 였다. 한의사와 약사, 의사와 약사의 갈등을 경험한 국민들은 이제 이 집단들을 신뢰하지 못한다. 조용히 처리해도 될 일을 구태여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이유가 있는가? 한의사협회가 이렇게 자충수를 두는 이유가 무엇인가? 합리적으로 정세를 분석하고 정책방안을 고민했다면 한의사협회는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일 수 없다. 이에 반해 당사자인 의사협회는 대책위를 만들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관계자를 만나고 용역사업을 발주하고 학생들을 만나면서 백조처럼 일을 처리하고 있다. 물 위에서 우아하게 유영하는 듯이 보이지만 물 밑의 다리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백조이다. 한의사협회의 주장은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 정세분석 능력도 기획능력도 부족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술수에 불과하다. 이제부터 한의사협회가 주장하는 내용을 하나씩 점검해보고 이를 비판해 보겠다. 2. 과연 약사는 한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할 수 있는가? 93년 한약분쟁의 합의사항을 다시 환기해보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한약사 제도를 만든 것이다. 이는 약사의 한약에 대한 제조, 유통, 조제 권리를 제한하고 한약사에게만 권리를 독점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한약조제약사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약사는 한약을 취급할 수 없다. 악사법 제2조 (정의)에 보면 '①이 법에서 "약사"라 함은 의약품ㆍ의약외품의 제조ㆍ조제ㆍ감정ㆍ보관ㆍ수입ㆍ판매(수여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와 기타 약학기술에 관련된 사항을 말한다' 라고 하고 있고 약사와 한약사의 직무 범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즉 ②이 법에서 "약사"라 함은 한약에 관한 사항을 제외한 약사에 관한 업무(한약제제에 관한 사항을 포함한다)를 담당하는 자로서, "한약사"라 함은 한약 및 한약제제에 관련된 약사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로서 각각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자를 말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약사법의 기본적인 취지는 약사와 한약사의 업무를 명확히 구분한 의료이원화 구조이다. 따라서 서로의 영역을 침해했을 때는 당연히 제재를 받게 된다. 이는 현재의 의료법도 마찬가지이다. "의료"와 "한방의료"를 명확히 규정하고 둘 사이를 구분 짓는 것이 의료법의 기본 취지이다. 그래서 의료기사 문제라든지 임상병리검사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약사들이 한약을 취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는 셈이다. 왜냐하면 한약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약사와 한약사의 직능을 명확히 나눈 것이 약사법의 근본 취지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환기한다.(오히려 약사법 제2조 2항에 규정된 '한약제제에 대한 사항을 포함한다' 라는 단서조항이 더 문제이다. 이 조항 때문에 약사들이 한약을 한의사가 관리하지 못하도록 계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된 것은 얼마 전에 '한의약육성법 시행령' 제정을 둘러싼 글에서 한약재 제도와 관련해서 약간의 언급이 있었다. 참고하시길 바란다.) 약사법의 두 번째 근본 취지는 바로 의약분업이다. 약사법 제21조 (의약품의 조제)에서 '①약사 및 한약사가 아니면 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으며, 약사 및 한약사는 각각 면허의 범위안에서 의약품을 조제하여야 한다.' 라고 하였고 이어서 '④의사 또는 치과의사는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고, 약사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전에 의하여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조제하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약사법 구조상 약사는 처방전에 의해서 조제만을 할 수 있다. 약대가 6년제로 되는 것을 한의계가 문제삼는 내용은 약사가 한약분쟁처럼 한약을 취급하여 한의사의 처방권과 조제권을 빼앗을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약사가 실제로 이런 것을 가능하기 위해서는 현 약사법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 한약사라는 직능을 없애야 하고 또 한약에 대해서는 처방권까지 가질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아야 한다. 현재 과연 약사들이 스스로 약사법을 부정하면서까지 이런 시도를 하려고 마음먹고 있을까? 필자는 한약분쟁 이후로 약사단체가 이와 관련한 어떠한 공식입장도 발표하는 것을 듣지 못하였다. 또 물 밑에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첩보(?)도 입수한 적이 없다. 필자의 정보력에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자료가 있으면 제시해주기 바란다. 약사의 한약조제권 문제는 이미 93년 한약분쟁 당시에 합의가 되어서 정리된 사안이다. 더구나 의약분업으로 약사는 더 이상 처방권을 가져갈 수 없는 구조가 되어 있다. 의약분업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사회적 합의가 된 사안이다. 과연 약사 단체가 이를 되돌리려는 모험을 할 수 있을까? 과거에 전력이 있는 데 하지 못하란 법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이미 제도화된 것을 되돌리기란 아주 어렵다. 더구나 정당성이 애매모호한 제도를 추진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약사가 한약의 처방권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현재의 약사법 상의 기본 취지인 한약과 양약의 이원화, 의약분업을 전면적으로 부정해야 한다. '약사의 한약 처방권 획득 주장'은 필자가 생각하기에 말은 할 수 있지만 실현하기는 불가능한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약사 단체가 의약분업을 부정하려는 논의가 있었다는 것을 필자는 전혀 들어본 바가 없다. 결국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를 한의사협회는 퍼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약사법을 조그만 들여다보아도 알 수 있는 사안이다. 있지도 않은 늑대가 온다고 말하는 '늑대소년'과 과연 무엇이 다른가? 3. 약대6년제로 한약관련 과목을 늘여도 한약사가 될 수 없다. 약대를 6년제로 하면서 한약관련 과목을 늘리면 한약사가 될 수 있다고 한의사협회는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약사법을 살펴보면, 약사법 제3조의2 (한약사의 자격과 면허)에서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한약사의 면허는 대학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한약관련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한 자로서 학사학위를 교육인적자원부에 등록하고 한약사국가시험에 합격한 자에게 부여한다.' 라고 하고 있고 약사법 시행령 제3조의2 (한약사국가시험 응시자격)에서 '법 제3조의2제2항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한약관련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한 자"라 함은 한약학과를 졸업한 자를 말한다. [전문개정 1997.3.6] ' 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현재 한약사가 되려면 한약학과를 졸업해서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약사는 현재 어떠한 교육에 의해서도 한약사가 될 수 없다. 한의사협회가 말하고 있듯이 약대를 6년제로 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과목을 이수하여도 한약학과를 졸업하지 않는 이상 한약사가 될 수 없다. 약사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약사법 제3조의2 2항에서 위임한 바가 과목에 관한 것이지 전공학과를 제한한 것이 아니므로 동 시행령상의 규정은 법률의 위임 범위를 일탈한 위법한 명령으로 볼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것'이다.(출처 : 대한한의사협회 내부 문건) 바꿔 말하면 약사법에서 규정할 것을 왜 시행령에서 규정했느냐가 문제가 될 뿐이다. 실제로 한의사협회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위에서 인용한 것도 한의사협회에서 나온 문건이다. 한의사협회는 시행령 규정을 약사법에서 규정하도록 법을 개정시켜 달라고 약사법 제3조2 2항을 '한약학을 전공으로 하는 대학을 졸업한 자로서 한약학사의 학위를 받고......' 라고 개정안을 복지부에 제출하였다. 그리고 필자는 현재의 김화중 장관과 한의사협회 모 임원이 만나서 약대6년제를 추진하기 전에 이 부분을 개정하기로 이미 합의하였다는 것도 알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의사협회는 이미 약사와 관련된 문제는 아주 지엽적인 문제 밖에 남아 있지 않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약대6년제로 약사가 한약사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그럴 수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제도적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정치적 쇼' 라는 의미 이상 더 무엇을 부여할 수 있겠는가? 현재의 한의사협회 집행부는 한의약 육성법 통과를 지난 임기의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요사이 한의약 육성법이 껍데기에 불과한 것임이 드러났고 약대 6년제는 이를 만회할 기회를 찾던 중에 우연히 발견한 이슈에 지나지 않는다. 4. 약사는 한약사를 통합하는 통합약사를 만들 수 없다 한의사협회는 한약학과를 약학대학에 통합하면 통합약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통합약사에 대한 논의는 분분하기 때문에 무엇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 약사단체가 통합약사를 완전히 포기했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의심스러운 시선을 계속 보내야 하겠지만 현재의 정치 역학관계상 통합약사에 대한 주된 열쇠는 약사회가 아니라 한의사협회가 쥐고 있다. 의아스럽겠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쉽게 수긍이 갈 것이다. 통합약사는 현재의 한약사 제도를 없애야 가능한 제도이다. 이것은 앞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약사법을 전면적으로 손질해야 하는 문제이다. 한약사 제도의 발전방안에 대하여 누가 가장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약사회가? 한약사회가? 한약학과 학생들이? 한약학과 졸업생이? 아니다. 현재의 정치역학 관계상 한의사협회이다. 우선 한약학과 졸업생들로 이루어진 한약사들은 1년에 120명씩 배출된다. 전국에 학생들을 다 합쳐봐도 480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만약에 수업거부를 하고 한약학과를 약학대학에 포함시켜 달라고 주장한다고 치자. 현재의 법 체계상 약사법을 고쳐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93년 한약분쟁 당시의 합의를 깬다는 비판을 들어야 한다. 더구나 한의사협회는 강력히 반발할 것이다. 이들이 만약 이런 주장을 한다고 쳐도 복지부가 한의사협회의 부담을 무릅쓰고 이 안을 받기 힘들다. 또한 약사회가 이들을 지원한다고 해도 뚜렷한 명분이 없고 실리도 없다. 현재 의약분업의 구도 속에서 약사가 통합약사를 추진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는 아니다. 한약사가 가지고 있는 100개 처방에 대한 조제권을 온갖 비난을 무릅쓰고 가져야할 만큼 그렇게 값진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과거 의약분업이 되기 전에는 그래도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약사측은 의약분업 속에서 자기의 직능을 좀더 전문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뿐이지 1차 진료 능력의 확대를 꾀하지 않는다. 결국 통합약사에 가장 큰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집단은 한의사협회이다. 그러나 한의사협회는 통합약사를 반대하는 입장에 있다. 이런 역학구도와 현실 상황을 고려한다면 약사는 절대 통합약사를 추진할 수 없는 입장에 있는 것이다. 한의사협회는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앞으로 한약사의 직능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좀더 고민하고 정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약사란 직능에 합의했으면서도 한방의약분업을 여전히 반대하고 있는 한의사협회는 미래를 위한 정책방안을 마련할 수 없다. 5. 약국의 한약장 관련 조항은 갑자기 폐지된 것이 아니다 한의사협회는 93년 안필준 보사부장관이 그랬듯이 김화중 장관도 약대 6년제를 날치기로 통과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은 스스로 정세분석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상황은 김화중 장관이 그럴 의지도 힘도 주변 여건도 전혀 조성되어 있지 않다. 보건정책 방안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툭하고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한사람의 음모에 의해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한의사협회의 이런 주장은 한마디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그럴 수 있다는 한마디로 간단히 현실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 93년 한약분쟁을 한의사협회는 방심하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고 이야기했지만 역사적 상황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한약에 대한 약사의 임의조제가 성행하자 한의계는 1975년 12월 17일 한약임의조제에 대한 대정부, 대국회 활동을 벌여 '약국내 한약장 철거와 양약사의 임의한약조제를 금지' 시키는 부대결의를 제정하도록 하였다. 이 결의는 '한약을 임의로 조제하거나 한방요법으로 진단까지 하고 있는 약사의 위법 행위를 엄중히 감독함과 동시에 대한약사회로 하여금 유사한 위법행위를 하지 아니하도록 자율적인 규제를 하여 약사윤리 확립에 노력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것은 법적 강제조항이 아니라 협조사항일 뿐이었지만 대한약사회는 강력히 반발하여 1977년 대한의학협회와 대한약사회 공동명의로 의료제도 일원화에 관한 건의서를 문교부에 제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의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1980년 3월22일 약사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하면서 제11조(약국관리자의 준수사항) 제1항에 '약국에는 재래식 한약장 이외의 약장을 두어 이를 청결히 관리할 것'으로 하여 약사의 한약 임의조제를 막는 법을 제정하였다. 이것을 1993년 3월5일 복지부가 약사법 시행규칙 제11조1항의 '약국내 한약장 설치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공포함으로써 한약분쟁이 촉발되게 된다. 당시 한의계는 복지부 내에 이러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설마 했다. 그리고 약사회 측에서 이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벌어질 일련의 투쟁과정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을 거의 모르고 있었다. 한의계는 약국에 재래식 한약장 관련 법을 제정하기 위해 5년 동안 노력하여 성과를 거뒀고 약사회는 이 조항을 폐지하기 위해 의사회와 공동 노력을 펼치는 등 1975년부터 1993년까지 17년 동안 총력전을 펼친 끝에 드디어 그 성과를 본 것이다. 의료제도란 것은 이렇게 많은 노력이 있어야만 변화될 수 있는 것이다. 김화중 장관이 의사협회가 반발하고 있는 약대6년제를 약사회가 아무리 열의를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더구나 임기말에 욕을 얻어먹으면서까지 추진할 의사가 있다고 보는가? 김화중 장관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동북아 중심병원'과 경제 특구 내의 영리법인과 내국인 진료 허용도 시민단체의 반대에 밀려 빛도 보지 못할 형편이다. 대체 물러나면서 그럴 지도 모른다는 발상의 근거가 어디에 있는 지 의심스럽다. 그리고 현 복지부 내에서 장관 말고 이 문제를 밀어 부칠만한 인사가 과연 있는 지도 의심스럽다. 약사회는 복지부 내가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을 비롯한 외곽조직으로 밀려나 정책 결정과정에서 약사가 소외되고 있는 것을 가장 염려하고 있다. 특히 의약분업 과정을 거치면서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한의사협회의 눈치를 봐야하는 실정이다.(필자의 이런 정세파악에 이견이 있으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객관적 상황이 이러한 데 한의사협회는 이런 조짐을 어디에서 어떻게 발견했는 지 확실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책결정과정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 지도 아울러 밝혀야할 것이다. 6. 임상약학이란 의약분업에서 의사에 대항한 약사의 직능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한의사협회가 주장하고 있듯이 약사회가 약대 6년제를 추진하면서 한약 처방권을 획득하려고 하는 것일까? 추측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를 가지고 말해야 한다. 한의사협회는 필자가 제시하고 있는 자료 이외에 약사회 측에서 약대6년제를 한약 처방권과 관련지으려 한다는 자료를 제시해주길 바란다. 이와 관련된 자료는 2002년 9월 18일 '약사제도개선 및 보건산업발전특별위원회' 주최로 '약학교육 내실화 및 약사인력 양성제도 개선방안을 위한 공청회' 자료집이 있다. 이 공청회는 사실상의 약대 6년제 개편 논의를 완결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이 자리에는 김창종 특별위원장을 비롯한 복지부,의사협회,한약사회,약대교수,학생,개국약사,병원약사,YMCA,제약회사 등 거의 모든 관계자를 불러 토론한 자리였다. 특히 한의사협회도 참여하였다. 자료집에서 약대 6년제로의 개편 필요성을 1. 의약분업제도의 시행에 따른 임상약학 교육 강화 2. 신약개발 3. 생물공학(biotechnology)적 지식의 교육 4. 국산 의약품의 품질 향상 5. DDA에서의 경쟁력 확보로 제시하고 있다. 임상약학을 강화하기 위한 교과목으로 생리학, 생리학실습(실험), 해부학, 병태생리학, 임상병리화학, 약학용어, 의학용어, 임상화학 등의 의학관련 과목과 약료개론, 복약지도(론), 임상독성학, 임상약리학, 비처방약품학, 임상약동학, 의약정보학 등의 복약지도 과목, 그리고 실습교육을 위해 임상약국과 병원약국, 임상 각과를 도는 Clinical clerkship과 Externship을 제시하고 있다. 약대6년제는 한약분쟁과 전혀 관계없는 제도이다. 약대6년제는 의약분업 속에서 약사들의 직능을 강화하기 위해 제시하고 있는 정책방안이다. 이 자료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약학교육의 개선을 서두르게 한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는 의약분업제도의 시행이다.... 의약분업이라는 선진 보건의료체계의 도입에 의해 약사의 직능은 발전적 변화를 요구받게 되었다....' 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한의사협회가 약대6년제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힐 때마다 '한의계가 주장하는 한약조제권 탈취와 통합약사 문제는 법을 고치지 않는 한 불가능한 것' 이라고 약사회는 주장하고 있다. 본의 아니게 약사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비춰질지 모르겠으나 필자는 단지 현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의사협회는 약사회가 주장하듯이 근거없는 상상만을 가지고 마치 사실인 양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왜 한의사들의 대표 단체인 한의사협회가 이런 비판을 들어야 하는가? 임상약학은 미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제도이다. 약사들은 병실 회진을 돌 때 의사와 동행한다. 환자 상태를 의사와 같이 살펴보면서 서로 프리토킹한다. 의사가 적절한 진단을 내리면 약사는 그에 합당한 가장 좋은 약을 처방한다. 이런 상태가 가능하려면 약사는 임상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의사는 약사보다 최신 약에 대한 정보를 모르기 때문에 약 처방은 약사들이 결정하도록 해준다. 국민들은 더욱더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 의료 역학관계상 약사들이 의사들과 동등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할까? 의료사회학적인 입장에서 다시 살펴볼 수 있는 문제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어렵다'는 인식이다. 7. 글을 마치며 이 글의 목적은 한의사협회 또는 한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도그마를 깨려는 것이다. 과거의 도그마에 집착해 있어서는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문제의 핵심을 비껴가는 정책방안과 노력은 헛된 발품만 팔 뿐이다. 그리고 현 한의사협회는 이것을 정치적으로까지 이용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필자가 이런 글을 썼다고 하여 약대6년제에 찬성하는 입장에 있는 것은 아니다. 약대 6년제는 한의사협회가 주장하듯이 한약분쟁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었다. 약대6년제가 약사 직능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방안일 수 있느냐를 살펴보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을 위해 정말로 필요한 제도인 지를 논의해 보아야 한다. 한의사협회는 현재처럼 약대6년제 저지를 위해 여론을 호도하면서 비대위를 구성하려는 노력을 멈추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이 문제는 비대위를 구성하여 해결할 것이 아니라 조용히 약사법을 개정하려는 노력을 경주하면서 의사협회와 약사회 측이 서로 입장을 조율할 수 있도록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악수는 또다른 악수를 부른다. 이번 사건이 한의사협회가 전문이기주의 집단으로 가는 계기가 되지 않길 빌어보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