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교수님들이 오랜만에 좋은 거 먹자고 해서 강남의 M호텔 식당에 갔다. 교수님들도 가격에 약간은 무담스러워 하시더만. 그런데 우리 근처에 강남S병원 Uro과 전공의들(교수님 없었음)끼리 제약회사 사람들을 데리고 그 비싼 곳에 밥 먹으러 왔더라. 물론 자기들 돈 한 푼도 안 내고 제약회사 사람들에게 전부 떠넘기더군. 그걸 보면서 '저런 짓을 당연한 걸로 아는 인간들이 우리 힘들다며 만든 노조가 과연 어떤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더라. 노조를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노조가 인정을 받으려면 먼저 전공의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전공의 신분이라는 어려운 입장과 처지에서 노조를 만드는 건 누가 보아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나 '우리 없이 병원 잘 돌아가나 보자.'와 같이 전공의들의 능력을 너무 과신하는 건 자승자박이다. 이전에 우리 지도교수님이 말씀하시기를 '병원 효율만 놓고 본다면 전공의보다는 PA 몇 명 뽑아서 오더 넣게 하고 회진과 DECISION은 내가 직접 하는 게 더 낫지. 전공의 파업할 때 병동 돌려보니 나름대로 잘 돌아가던걸?' 하시더라. 전공의 없어도 병원은 굴러간다. 내 눈으로 봤으니 그건 사실이다.
극과 극으로 치달으면 깨지는 결과만을 보입니다. 전공의라는 신분상의 차이는 인정한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공의도 존중받아야 하는 차원으로 이젠 과거의 구태와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지요. 전공의는 싼값의 저가 노동력, 저임금으로 착취해도 부려먹어도 되는 사람들 이라는 인식이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전공의 노조가 앞으로 해야 할 일중에 가장 중요한 사항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