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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영향 미쳤나···젊은의사들 외면 재확인
서울대 등 빅5 병원도 '산부인과·외과·흉부외과' 미달, 혹시나 했지만 '허탈'
[ 2021년 12월 10일 06시 21분 ]
 
※ 86개 수련병원 조사결과
[데일리메디 박정연‧임수민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와 수술실 CCTV 설치 등 의료계를 둘러싼 사회적 상황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가운데 진행된 2022년 레지던트 모집이 마감했다.
 
예년과 같이 인기과는 폭발적 관심이 쏠리고, 기피과는 발길을 돌리는 양극화 현상이 되풀이됐다.
 
특히 수련과정이 고되다는 이유로 기존부터 기피과로 외면받던 외과와 흉부외과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안의 영향을 받아 올해 더욱 인력난에 시달렸다.
 
필수의료 중 유일하게 4년제를 고집하고 있는 산부인과마저 지원율이 추락하며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떨어졌다.

서울대 포함 빅5 병원도 미달…산부인과 지원율 추락
 
2022년 전반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데일리메디가 조사한 86개 수련병원의 산부인과 충원율은 62.9%에 그쳤다. 151명 정원에 95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0.63대 1이었다.
 
144명 정원에 110명이 지원하며 경쟁률 0.76대 1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떨어진 수치다. 올해 산부인과는 빅5 병원 마저 충원이 다행스러울 정도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서울아산병원은 10명 정원에 10명이 지원, 삼성서울병원은 6명 모집에 6명이 지원해 1: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충원에 성공했다.
 
하지만 서울대병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 세브란스병원은 모두 정원보다 지원자가 부족해 ‘미달’로 마무리했다.
 
서울대병원은 9명을 모집하고 나섰지만 지원자는 8명에 그쳐 경쟁률 0.89:1로 마감했으며,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4명 모집에 6명 지원으로 경쟁률이 0.43:1이었다.
 
빅5 병원 중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세브란스병원은 10명을 모집하고 나섰지만 지원자는 3명에 불과해 경쟁률 0.3:1로 체면을 구겼다.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핵의학과와 흉부외과를 제외하면 경쟁률이 가장 낮았다.
 
수도권 대학병원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아주대병원(0.75:1)과 길병원(0.33:1), 건국대병원(0.75:1), 한양대병원(0.5:1) 등은 충원에 실패하며 쓴맛을 봤다.
 
강동경희대병원과 중앙대병원, 인하대병원 등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원자를 찾는 데 안간힘을 썼지만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으며, 부산백병원과 상계백병원, 건양대병원 등 역시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
 
지방대병원 또한 대부분이 ‘미달 사태’를 면치 못했다.
 
전남대병원은 3명 모집에 3명 지원해 가까스로 충원에 성공했지만 충북대병원(0.50), 충남대병원(0.67), 강원대병원(0.67), 부산대병원(0.67), 경상대병원(0.5), 전북대병원(0:1) 등은 정원보다 지원자가 적었다.
 
가까스로 정원과 지원자가 일치해 경쟁률 1:1을 기록하며 충원에 성공한 병원들도 있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경희대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단국대병원, 강남차병원, 울산대병원, 동아대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등은 모두 정원을 채웠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박중신 이사장은 “전공의 기피 현상은 어떤 한가지 해결책으로 개선되기보다는 여러 가지 의료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부터 접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부인과도 대표적인 기피과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학회 내부적으로 3년제 전환에 대한 논의가 있지만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학회 차원의 공식입장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 아쉬운 외과…힘겨운 지방병원 등 60%대 충원율
 
필수의료지만 역시나 비인기과로 분류되는 외과도 아쉬움을 남겼다. 3년제 전환 후 조금씩 지원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인력으로 의국을 꾸려나가는 실정이다.
 
2022년 전반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데일리메디가 조사한 86개 수련병원의 외과 충원률은 61%였다. 190명을 선발에 나섰고 116명이 원서를 제출했다.
 
‘빅5’ 일부 병원은 고무적인 성과를 보였다.
 
서울대병원은 14명 정원에 14명이 지원하며 1: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예년보다 경쟁률이 높았던 삼성서울병원도 12명의 지원자를 받으면서 1:1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아산병원 또한 12명 정원을 전부 채웠다.
 
수도권 대학병원인 경희대병원, 강북삼성병원, 분당서울대병원도 정원을 모두 채우는 모습을 보였다. 국립중앙의료원도 올해 외과 지원자를 정원에 딱 맞게 받으며 만족스런 결과를 받아들었다.
 
올해 외과의 특징은 상급종합병원들 중에서도 충원에 실패한 곳이 들쭉날쭉 했단 것이다. 빅5 일원인 세브란스병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세브란스병원은 16명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7명이 지원하며 0.44: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15명 모집에 단 두 명이 지원하며 0.13:1의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고대의료원 또한 6명 정원에 2명이 지원하는데 그쳤으며 아주대병원, 한양대병원, 건국대병원, 인하대병원 등은 아예 지원서를 받지 못했다.
 
지방에서는 울산대병원, 경상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전북대병원 등이 충원한 반면 순천향대천안병원, 원주세브란스병원, 조선대병원, 부산백병원 등은 지원자가 전무했다.

대한외과학회 이우용 이사장은 “수술실 CCTV 설치법은 외과에 아주 부정적인 이슈였다”며 “개원을 하든, 대학병원에 가든 수술에 부담감이 커진 상황으로 많은 인턴들이 자신의 진로를 재고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되고 힘든 수술 흉부외과, 충원율 겨우 30%대
 
‘제대로 수술하려면 10년 배워야 하는’ 흉부외과는 그 수련과정이 고된 걸로 유명해 전공의들이 기피하는 대표적인 전문과목이다.
 
이번 모집에서도 흉부외과는 전체 정원의 3분 1 정도만을 간신히 채우며 여전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모습이었다.
 
2022년 전반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데일리메디가 조사한 86개 수련병원의 흉부외과 충원률은 36.6%에 그쳤다. 60명 모집에 22명이 지원했다.
 
흉부외과 전공의 기근은 ‘빅5’ 병원도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 가장 높은 경쟁률(1.3:1)을 기록한 삼성서울병원도 흉부외과 경쟁률은 0.25:1에 그쳤다.
 
서울아산병원 또한 4명 정원에 3명이 지원하며 미달(0.75:1)됐다. 세브란스병원은 4명 모집에서 아예 지원자가 없었다. 산하병원 통합모집을 실시한 가톨릭중앙의료원도 5명 정원 중 단 한 명의 원서만을 접수했다. 
 
서울대병원만 유일하게 4명 정원을 모두 채우는데 성공했다.
 
수도권 주요 대학병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길병원, 인하대병원, 한양대병원 모두 지원자는 ‘0명’이었다. 중앙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등은 전공의 1명씩을 받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지방 소재 병원들도 대부분 단 한 장의 지원서조차 받지 못했다. 각 지역 의료인프라를 전담하다시피하고 있는 대형병원들도 충원에 실패했다.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울산대병원, 부산백병원, 양산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원주세브란스병원 모두 전공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은 간신히 지원자 1명씩을 받았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김경환 차기 이사장은 "힘든 길을 택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대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30% 충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mut@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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