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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약제등급 통보…의사들 "맘대로 해라"
[ 2001년 10월 25일 02시 14분 ]
서울 등 일선 개원가는 24일 심평원이 보낸 한 통의 공문으로 벌집을 쑤셔 놓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각 병의원에는 심평원장 명의의 '약제급여평가 결과 통보서'가 도착, 이를 확인한 의사들이 아연 질색하는 광경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는 전언이다.

통보서를 받아본 의사들의 반응도 "이 통지서가 무엇이냐"고 되묻는 타입부터 "X같네" "맘대로 하라고 해" 등 각양 각색이었다.

서울의 한 의사는 "오늘 받았는데 나는 C등급 이던데요. 다음달부터는 삭감이 많아지겠네"하며 허탈감을 표했다.

이 의사는 "심평원이 삭감해도 어떻게 할 수 없어요. 환자들이 이미 처방된 약에 순응된 상태서 하루 아침에 밀가루 약으로 바꾸라는 겁니까"라며 "실현 가능하지 못한 조치를 정부가 강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의사도 "주사제는 안쓰니까 주사제 항목은 A인데 항생제는 C로 나왔다"며 "복지부가 보험재정이 축나니까 별 일을 다 벌인다"고 정부를 힐난했다.

또 다른 의사도 "통지서를 받아봤는데 정확한 내용을 자세히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실제 이날 개원가는 약제급여평가서를 받아본 많은 의사들이 어리둥절해하며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반감이 표해졌다는 전언이다.

한 의사는 "의약분업은 국민들이 불편하더라도 약의 오남용을 막으면서 좋은 약을 쓰도록 도입한 것 아니냐며 그런데 이제 와서 고가약 썼다고 약값을 삭감한다면 상식적으로 과연 이해가 되냐"고 반문했다.

한편 심평원은 최근 전국 2만7천여 의료기관에 각 기관별 올 1/4분기 항생제, 주사제, 일당약제비 내역을 점수화해서 공문을 보냈다.

심평원은 기관별 등급을 AAA, AA, A, BBB, C 등 9개로 구분, BB등급을 기준으로 그 이하에 해당하는 의료기관은 차후 가감지급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자료는 심평원이 병의원들의 경영개선을 위한 자료로 제공했지만 장기적 측면서 현지 실사를 위한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료계는 이와 관련 심평원 조치에 반대 입장을 표했으며 이번 통지서 고지로 신상진 회장 등 새로운 집행부가 강경 대응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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