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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제약協 정면 충돌 제갈길 가나?
[ 2001년 10월 25일 01시 57분 ]
◇화이자 제약협회 탈퇴 배경과 전망

한국화이자의 제약협회 탈퇴의사 표명으로 외자기업과 국내기업간의 갈등이 하나둘씩 불거지면서 향후 국내제약단체와 다국적기업단체로 양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제약협회는 그동안 다국적제약사들의 이익단체인 KRPIA를 애써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협회내 외자전문분과위원회를 두고 그안에서 정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도록 한 바 있으나 사실상 유명무실한 기구에 불과했으며 제약협회의 정책은 국내사 위주로 전개돼 왔다.

화이자의 이번 탈퇴는 어느정도 예견된 사태라 할 수 있다. 이미 지난해 의약분업 당시 제약협회가 의사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대로 가다간 국내보건산업은 외자기업의 식민지화가 될 것'이라며 국산의약품의 애용을 호소했던때부터 다국적 제약사들은 심기가 불편했다.

이 당시 제약협회를 일괄 탈퇴하자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조금 더 두고보자는 쪽으로 정리됐다.

이번 화이자의 탈퇴는 앞으로 제약협회의 정책결정이 외자사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하는 제2의 '국산품애용'건이 터지면 외자사들이 행동을 같이 할 것이란 것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한편으론 국내사도 다국적제약사를 끼고 있는 제약협회의 어정쩡한 정책에 대한 입장표명이 달갑지만은 않다. 불만은 양쪽다 안고 있는 셈이다.

국내사는 제네릭약값이 오리지날약의 75%로 결정되는 건이 불만이고 급여기준 강화에 숨통을 조이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도 가만히 있을수 만은 없다. 실거래가제 개선안에 대한 입장도 속내가 다르다.

제약협회는 이와관련 외자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한 어느쪽의 입장도 제대로 견지해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번 건강보험재정안정 추가 대책회의와 관련한 건의문 발표에서도 제약협회는 어느정도 다국적제약사의 입장을 반영한 흔적이 보인다.

화이자가 10월10일자로 제약협회에 탈퇴의사를 표명한 서한을 보낸 것을 감안할 때 다국적제약회원사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앞으로도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가 의견을 같이할 수 없는 '지뢰'가 산넘어 산이다.


◇카피약값 오리지날약의 75% 결정

복지부는 지난 5월말 재정안정대책에서 약가산정기준을 개정, 오리지날약의 90%수준에서 결정되던 제네릭약의 수준을 75%로 낮출 계획이다.

이 약가산정기준안은 조만간 KRPIA와 제약협회의 의견수렴에 들어갈 예정이다.

KRPIA입장에선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제약협회 입장에선 오리지날약이 특허기간동안 누려온 혜택이 연장되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관련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여 사실상 앞으로 제네릭약의 발매로는 재미를 볼 수 없게 됐다.

◇급여기준 강화에 숨통죄인 다국적제약사

의약분업이후 오리지날 의약품 처방의 증가로 영업에 활기를 찾은 다국적제약사들은 보험재정 파탄의 주범으로 몰리며 올가미를 뒤집어써야 했다.

그 중 하나가 신약의 보험약가 등재시 급여기준의 강도를 대폭 높여 의사의 처방을 제한, 고가약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COX-2저해제였다.

이제제를 발매한 관계사들은 6월이후 절반이상의 매출감소를 감수해야했다. 다행히 최근 그 급여기준이 완화됐으나 숨통을 트는 정도에 불과했다.

향후 이처럼 신약의 보험약가등재시 급여기준 산정후 보험약가가 고시되는 것으로 결정돼 보험약가 결정기한의 연장과 함께 강도 높은 제한조치까지 감수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반면 이같은 결정은 국내사들에게 그만큼 영업활동의 폭이 넓어지는 기회로 주어져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거래가제 개선에도 '동상이몽'

복지부가 현재 실거래가 개선안을 두고 제약협회와 KRPIA에 의견을 수렴중이나 양쪽다 개선안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내용이 달라진다.

개선안대로라면 제약협회는 국공립병원등 총액입찰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단독품목인 신약의 약값은 그대로 유지된채 카피약간의 가격경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그러나 KRPIA는 실거래가제 개선안의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이면계약 등 뒷거래에 대한 사후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재차 지적하고 있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가 한배를 타는 것은 '오월동주(吳越同舟)'와 다르지 않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양쪽이 제약협회와 KRPIA로 나눠지는 것은 바람직한 것인가.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단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국적사들이 최근들어 다국가간임상시험 등으로 국내 의학자들의 임상수준을 높이고 있어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의약계의 임상수준이 인정받는 추세에 있다.

이는 앞으로 국산신약이 해외에 나가서도 푸대접을 받지 않도록 보이지않는 국위선양효과라 할 수 있다. 또 국산신약의 라이센싱아웃과도 무관하지 않다.

아울러 국내사들의 원료약품 등 해외시장진출에도 다국적기업들과 유대강화로 지지를 얻는 국내사와 다국적제약사간에도 협조해야 할 사안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오늘 열릴 제약협회 이사장단회의가 다국적제약사의 무더기 탈퇴를 막을 '당근'을 만들지 단체양분과 다름없는 '채찍'을 만들지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미현기자 mh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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