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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의료정책…속끓는 대형병원 전산실
[ 2001년 11월 12일 14시 26분 ]
A대학병원 전산실 김모과장은 최근 들어 야근하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해 의약분업 실시 이후 원무과의 진료비 정산업무와 관련된 개정고시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와 관련 전산프로그램을 변경하는 일이 빈번해졌기 때문이다.
의약분업 실시 이후 수시로 바뀌는 의료정책으로 인해 병원 전산 관계자들의 업무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병원 전산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의약분업 실시 이후 수 차례에 걸친 복지부 개정 고시에 따라 원무·수납 체계 소프트웨어를 수정·변경하는 일이 빈번해졌으며, 특히 시행 하루 이틀 전에 발표되는 급작스런 고시로 인해 애를 먹고 있다.
실례로 지난 7월 1일 통합진찰료가 시행되면서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의 원무과, 전산실 근무자들은 진찰료와 처방료를 합산한 새로운 수납방식으로 인해 상당한 혼란을 겪었다.
당시 전산실 관계자들을 더욱 혼란케 한 것은 진료비 정산 방식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한 통합진찰료 관련한 구체적인 시행안이 뒤늦게 발표되 대부분의 전산실 근무자들은 며칠씩 밤을 새워가며 프로그램 수정에 매달렸다.
이와 관련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해오던 전산 프로그램을 새로운 진찰료계산 방식에 맞춰 변경하는 것도 문제지만 상당수 고시가 시행일 하루이틀을 앞두고 촉박하게 발표되는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병원 관계자는 "수납부터 보험료 청구 방식이 하루가 멀다하고 변하는 실정이라 도무지 어떻게 일일이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그때그때 개정고시에 따라 원무 관련 전산프로그램을 변경한다면 관련업무의 전산표준화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또 복지부가 지난달 31일 의료급여대상자와 건강보험대상자와의 이중자격취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공고한 '의료급여 진료비 정산업무 개선' 지침도 급작스럽게 발표돼 전산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전산실 관계자들을 더욱 힘들게 한 것은 관련고시가 발표된 이후 자세한 사항을 문의하기 위해 복지부 담당자에 연락해도 정확한 내용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병원 전산실 관계자는 "시행일 하루 전에 고시된 내용이 제대로 파악이 안돼 병원내 관련 담당자들이 모여 별도 대책회의를 가졌다"며 "결국 복지부, 심평원등 관련 당국에 문의했지만 담당자조차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진료비 정산업무의 변경으로 인해 병원 내 전산프로그램에 큰 변화를 야기한 개정고시는 지난해 의약분업 이후 4건 정도에 이르면 이밖에 일부분의 변화를 불러올 것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계에서는 이 같은 잦은 정책변화가 건강보험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보다는 그때그때 위기를 넘기기 위한 임시방편만이 쏟아진 때문으로 풀이했다.
현재 병원 전산실 관계자들은 내년부터 시행될지 모르는 '포괄수가제'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만일 충분한 준비기간 없이 이 제도의 시행이 발표된다면 현재 시범운영에 참여하지 병원의 경우 대대적인 전산프로그램 변경을 실시해야 하고, 특히 제도 실시에 따른 명확한 세부안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또다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한 대학병원 전산실 관계자는 "제발 어느 정도 충분한 시간여유를 두고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기를 바란다"며 "특히 새로운 제도나 고시를 발표하기 전에 병원 실무자들의 의견수렴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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