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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보험증 도입 오히려 국민불편 초래"
[ 2001년 12월 15일 01시 31분 ]
의협은 14일 복지부가 추진중인 전자건강보험증에 대한 공식적인 견해 발표를 통해 이 제도의 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의협은 "국내에서는 의료기관과 약국이 모두 강제로 요양기관으로 지정돼 있으며, 단일보험자 체제이기 때문에 이론상 모든 국민은 건강보험의 피보험자가 아니면 의료보호 대상자"라며 "따라서 환자가 보험료를 밀리지 않고 냈기 때문에 보험급여를 받을 자격 여부를 알려주는 보험증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지금 발행되고 있는 종이재질의 건강보험증도 없애고, 건강보험증을 발행하는데 사용하는 비용을 건강보험 공단의 대요양기관, 대국민 서비스에 투입해야 한다"고 의협은 주장했다.

의협은 또 "정부는 마치 의료계를 허위·부당청구를 일삼는 집단으로 오도하고, 이러한 의료계의 병폐를 근절하기 위해 전자건강보험증을 도입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전자건강보험증이 발급될 경우 이를 반드시 소지해야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며 "이는 결국 의료기관과 국민 모두에게 불편을 줄 것"이라며, 복지부에서 강제로 이 제도를 시행할 경우 의협 회원들에게 참여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의협 주최로 열린 14일 '전자건강보험증에 관한 공청회'에서는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며 정부의 정책 추진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서 복지부 박하정 보험정책과장은 전자보험증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요양기관운영 및 보험관리업무의 효율성과 투명성 제고 ▲관리비용 절감 ▲건강보험 자격관리 및 요양기관 이용절차를 간소화·자동화해 서비스 수준 향상 등을 들었다.

박과장은 "전자건강보험증에 개인식별 정보, 건강보험정보, 요양기관 정보, 부가기능정보 등을 수록하고 1인당 1매 무상 발급을 원칙으로 한다"며 "원외조제시 필요한 처방전 내역만 수록하고 진료내역 등은 수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복지부의 추진방향은 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재원은 민간업체가 조달함으로써 요양기관과 가입자에게는 별도의 비용부담이 없도록 하고, 사업 추진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단계적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라는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부정적인 여론을 감안해 "전자보험증 추진과 관련 세부적인 사항이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김석일 가톨릭의대 교수는 이날 발표를 통해 "장점이 많은 스마트카드를 정부에서 도입할 시기와 방법을 잘못 선택함으로써 오히려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좋은 도구를 귀찮은 것으로 인식시킬 우려가 있다"며 정부측에 전자보험증 도입을 다시 한번 재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각종 의료정책에 대해 매 번마다 의견대립을 빚었던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한 목소리를 내는 보기드문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토론자로 나온 건강연대 강찬구 실장은 "전자보험증 도입 추진시 민자업체가 재원을 조달하더라고 결국 그 비용부담은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며 "정책 결정 이전에 의약계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의견수렴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며 전자보험증 도입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의협 이창훈 의무이사는 "전자보험증은 정부에 의해 과대 포장됐다"며 "도입 이전에 각계각층의 의견수렴을 거쳐야 하며, 또한 국민의 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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