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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
"의대사태, 유화적자세 아쉬운 경희재단"
[ 2002년 01월 14일 02시 07분 ]
지난 11일 경희의료원에서는 최근 내부사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두 가지 행사가 열렸다. 의료원장 취임식과 의대생들의 대규모 집회가 바로 그 것.
현재 유명철 원장 및 김승보 부속병원장, 안희경 학장 등 전격적으로 이뤄진 의료원 신임 인사에 대한 원내 분위기는 호의적인 편이다.
한 의료원 관계자는 "신임 의료원장 등에 대한 구성원들의 기대가 유례없이 높다"며 "특히 이번 인사에 총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경희의료원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많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실제 유명철 원장의 업무추진력 및 조직장악력은 자타가 공인하고 김승보 병원장 및 안희경 학장도 경희의대 출신 최초 임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의대생들의 파업사태 해결에도 긍정적 역할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업거부중인 학생들조차 "주요 보직에 임명된 교수님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공공연히 언급하는 데서도 파악된다.
유명철 원장을 비롯 신임 보직자들은 14일 학생들의 총회에 직접 참석해서 의견을 표명할 예정인 등 사태조율에 적극 뛰어들 계획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4자협의체 결렬'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11일 대규모 집회를 통한 세모으기에 본격 돌입했다.
학생들의 격한 반발은 "재단에 문제해결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학생비대위는 "선례를 남길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의 회의 출석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재단의 자세에 실망했다"며 "98년 문서로 합의한 발전계획안도 무산시킨 재단에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재단에 대한 불만은 동문 및 학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4자협의체 회의에 참석했던 동문회 관계자는 "총학생회의 회의참석 요구에도 응한 적이 없다며 절차를 문제삼는 것에 실망했다"며 "재단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문제해결은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원의 한 관계자도 "학교·의료원·재단에 각각 고유한 역할이 있는데 재단의 정확한 입장을 우리도 파악하기 힘들다"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제 '이월적립금' '재단관계자의 인적구성' 등 본질적인 문제까지 짚고 넘어갈 태세다. 비대위는 이 달안에 교수·학교·동문회 등이 공동 참가하는 '경희의대 발전안 선포식'을 추진, 재단을 압박할 방침이다.
학생들의 수업거부 사태 해결과 의료원 발전을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는 지금, 유독 재단만 명분에 집착해서 발을 빼고 있다는 느낌이 웬지 강하게 들었다.
박지호기자 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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