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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장충체육관과 '김재정·신상진회장'
[ 2002년 01월 16일 02시 35분 ]
의료계의 대규모 집회가 오는 27일(일) 장충체육관서 열린다. 초대 신상진회장 출범 후 처음 열리는 전국 행사다. 논란이 일지만 기왕 하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는 기류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측면서 장충체육관은 의사들에는 남다른 의미로 와 닿는다. 지난 2000년 의료계 투쟁의 불씨를 지핀 곳이기 때문이다. 99년 11월30일 이 곳에는 3만여명의 의사 등이 집결했다. 주최측인 의협은 놀랐고 정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 인원에 배가 넘는 참여율로 집회는 이중으로 치러졌다. 지방 참석자들은 체육관서 서울 등 수도권 참석자들은 추운 날씨속에 체육관 외부 및 동대 전철역 주변서 대정부 구호를 외쳤다. 행사 이후에는 종로까지 가두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반정부 정서가 확연히 목격됐고 '의사는 하나다'라는 일체감 역시 절박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당시 중요한 것이 또 있었다. 바로 의료계에 새로운 지도자가 출현했던 것이다. 서울시의사회 김재정 회장이 주인공으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후 김회장은 의쟁투 설립 및 여의도 집회 등 일련의 대정부 강경투쟁을 선도했다.

김회장은 비록 임기중 극심한 내홍으로 중도 사퇴했지만 한 때 질풍노도의 상승기류를 탓 던 대정부 투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 시발점이 장충체육관 이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직선으로 선출된 신상진 회장 집행부는 고민 끝에 27일 대정부 집회를 장충체육관서 강행키로 했다. 옥내를 전제로 잠실체육관 등 여러 곳을 섭외한 끝에 선정됐지만 상징적 측면이 감안된 것을 배제할 수 없다.

99년 11월과 비교했을 때 작금의 의료계 분위기는 사뭇 많이 다르다. 응어리진 감정을 표하는 의사들이 적지 않지만 외부, 특히 정부를 상대로 직접적 행동의 투쟁 방식에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새로운 집행부는 많은 이들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조직을 재정비하고 원할하면서도 보다 강력한 대정부 협상력을 지니기 위해 필수 불가결하다. 신회장 집행부가 이런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 돌파구로 집회가 마련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회장은 취임 후 유화적 제스처보다는 강경 입장의 행보를 취해왔다. 정치세력화, 정책연구소 설립 및 10일간 단식에 이어 정권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서 대정부 집회를 추진한다.

신회장은 이번 집회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자신의 지도력을 새롭게 발휘할 수 있다. 27일 집회는 그의 리더십 향배를 가늠하는 계기가 된다는데 이의가 없다. 신회장이 과연 '제2의 장충체육관 신드롬'을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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