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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약분업 최종 수혜자 외자 제약사?
[ 2002년 02월 20일 03시 05분 ]
현실에 빗대 자주 인용되는 고사성어 가운데 '어부지리'(漁夫之利)라는 말이 있다.

도요새와 무명조개가 다투는 틈을 타서 지나가던 어부가 둘을 함께 잡았다는 이 고사성어의 핵심은 양자가 다투는 사이 엉뚱한 제삼자가 이익을 얻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의약계를 살펴보면 이 고사성어와 딱 들어맞는 양상이 펼쳐졌다.

이미 몇 해전부터 증가 추세를 보여온 국내 병원급 의료기관의 도산율이 지난해 최고 정점을 기록한 반면 외자 제약사는 '돈잔치'를 방불케하는 기대 이상의 수익증가율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병협이 발표한 '2001년 병원도산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경영난으로 문을 닫거나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 사실상 도산상태에 이른 병원이 전국 941개 병원중 8.9%에 이르는 84곳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병원급이 663개중 12.1%에 달하는 80개 병원이 도산했으며, 특히 100병상 미만 병원의 도산율은 15%로 나타나 1차 의료기관과 3차 종합전문요양기관간 가교역할을 하는 병원급 경영난이 한계상황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지경이다.

이에 반해 외자제약사는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의약분업 이후 2배 이상 증가하는등 급성장 추세를 보였다.

분업전 예견됐던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의약분업 이후 실거래제가 시행되면서 의사들이 고가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주로 처방하면서 외자사의 매출액이 급신장한 것이다.

실제 한국화이자는 2000년 매출 1,200억원에서 2001년 1,7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한국GSK는 2000년 847억원에서 2001년 1,443억원, 한국로슈는 596억원에서 2001년 1,167억원을 기록하는등 국내 진출 17개 외자사의 2001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39.7%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13∼17% 성장한 국내 제약사와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극심한 혼란과 함께 국민의 불편을 감수해가며 강행한 의약분업이 결국 외자사의 수익만 높여준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하루빨리 의약분업의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하는데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씁쓸할 뿐"이라고 허탈해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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