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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기관 강제지정 결심 4월18일로 연기
[ 2002년 02월 21일 12시 59분 ]
강제지정제 위헌소송 병합심리가 이례적으로 구술심리로 진행돼 변호사들의 논전이 벌어졌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한 헌재의 판단에 따라 결심이 4월 18일로 연기됐다.
헌법재판소는 21일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위헌소송 병합심리를 열고 2시간여 동안 의협과 복지부 변호사들의 변론을 청취한 뒤, "추가자료·참고인 발언 준비시간 및 상대주장에 대한 반박기회를 주기 위해 결심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슬라이드까지 준비하며 변론에 나선 의협의 황덕남 변호사는 주로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의 원리에 반하는 건보법 제40조 1항의 강제지정제는 개인의 선택권·재산권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조항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황 변호사는 "영국 등 외국의 경우 공적체계와 민간체계가 분리돼 있어 선택권이 보장돼 있다"며 "공공의료기관이 11%밖에 되지 않는 등 국가가 스스로의 의무를 방기한 채 모든 부담을 민간의료기관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신기술중 하나인 오토슈처(자동봉합기)의 경우 출혈량·흉터·회복기간 등을 최소화할 수 있어 주목받았지만, 일정 상병만 보험급여를 인정하는 제도 때문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현행 제도가 의료기술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황 변호사는 "설문조사결과 강제지정제 폐지시 의사의 11%만이 비보험환자만을 진료하겠다고 답했고, 일반국민의 22%만이 특진을 이용한다고 밝혔다"며 "국민들은 이미 건보체계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급격히 건강보험체계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현 체계는 다양한 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의 욕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혼란이 우려된다면 일정기간 보험의로 활동하게 한 다음,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대안이 존재하는데도 일괄적으로 강제지정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반면 복지부의 이찬진 변호사는 의협의 주장에 맞춰 변론을 준비한 듯, 구체적으로 황 변호사의 변론에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국가가 공익의료기관 확충 등 공익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영국의 경우 97%, 미국은 40%가 공공의료기관인 것과 비교할 때 11%대에 머무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론조사결과 요양기관 선택제가 실시되면 40%의 의료기관이 현 건보체계에서 탈퇴하겠다는 답변을 한 것 등을 고려할 때 지금은 시기상조"라며 "최소 공적기관의 비율이 40∼50%에 이르는 시기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변론했다.
또 "20여년에 걸쳐 상대적으로 평등한 의료보험서비스를 받아온 환자들은 선택제가 실시될 경우 의료비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며 "산재환자의 경우 의료기관이 지정제를 거부하더라도 처벌규정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급한 치료를 받게되는 현실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편, 헌재는 심리 시작에 앞서서도 "이번 사안은 사회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구두변론을 진행하고자 한다"며 "양측은 각자의 주장을 마음껏 펼치기를 바란다"고 밝혀 이번 심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내비쳤다.
박지호기자 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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