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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의료시장개방, 의료계 일대변혁 기로
[ 2002년 03월 03일 13시 36분 ]
"변화하거나, 혹은 나빠지거나……,"

의료계는 지금 일대 변혁의 기로에 서 있다.

2000년 7월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촉발된 국내 의료 환경의 변화는 갈수록 그 속도가 빨라지며 불과 몇 해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변화는 의료시장 개방이 이끌어낼 '의료 빅뱅'에 비하면 단지 서막에 불과하다.

의료계는 특히 이 같은 환경변화의 요인이 내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외부에서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다는 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의료시장 개방 요인=현재 논의되고 있는 의료시장 개방은 외국병원과 의료진이 국내 의료시장에 진출을 허용함으로써 국내병원과 외국병원이 상호 경쟁체제를 형성하는 것이다.

의료시장 개방에 대한 경고는 이미 90년대 초부터 간간이 제기돼왔다. 특히 지난 95년 한국의 WTO 가입을 계기로 의료시장 개방 논의는 보다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의료시장 개방이 현실화되지 못한 데는 국내 의사면허 소지자만 의료법인 또는 비영리 의료법인 설립이 가능하고, 영업이익의 해외송금 불가, 낮은 의보수가 정책, 외국인의 언어소통 어려움 등이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한 때문이다.

반면 외국 의료기관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한 유인 요인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국내 의료시장은 향후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판단되며, 병의원에 대한 환자들의 불만과 불신이 팽배하고, 보험적용이 되지 않는 고가의 비급여 항목이 많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치료 또는 건강진단 목적으로 해외로 나가는 부유층이 존재하고 진료비가 비싸더라도 첨단의료기술이 필요한 특수치료 및 건강관리 등 고급의료를 원하는 수요층이 적지 않은 점도 외국 의료기관의 국내진출 유인요소로 꼽힌다.

▲의료시장 개방 전망=향후 의료시장 개방의 핵심 쟁점은 외국 의료기관과 의료인력의 국내 진출에 따른 의료법인 설립 조건 완화 및 영업이익의 해외송금 허용 문제가 될 것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미국의 병원들은 오랜 기간동안 자유시장 체제하에서 경쟁력을 쌓아왔으나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며 "영리병원 법인의 허용여부가 WTO에 의한 의료서비스 시장개방의 핵심이 될 것이며 이 부분에서 가장 강력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 의료기관의 국내진출 방식은 초기단계에서는 선진국의 자본, 의료정보, 병원경영기법 등을 끌어들여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는 국내 병원과의 합작투자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는 외국 유명병원의 분원형태, OCA나 AMI 같은 미국병원기업의 체인병원 형태로 국내 의료인을 고용해 진료 및 병원경영까지 떠맡는 방식이나 외국자본이 병원을 구입해 국내 의료인에게 사용료를 받고 대여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외국 의료기관의 주요 투자분야는 각종 건강검진 및 증진시설, 장기요양시설, 암·심혈관·장기이식·시험관아기센터와 아동·여성· 안과·치과병원 등 주로 고난도 의료기술이 필요하고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뉴라운드 협상에서 의료서비스 분야의 대외송금이 허용될 경우 먼저 성형외과 및 치열교정 등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의 진입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대외송금이 허용되더라도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분야는 민간의보가 도입돼 보험수가의 차별화가 이뤄져야 외국병원 진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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