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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민간보험사에 짓밟힌 '소시민의 진료권'
[ 2002년 03월 06일 02시 26분 ]
평범한 소시민이었던 '존 큐'는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 병원을 점거하고 목숨을 건 인질극을 벌이며 이렇게 외친다.

"내 아이의 심장을 계속 뛰게 하라"

존 큐의 아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심장이식수술이다. 그러나 공장 노동자인 존 큐의 의료보험으로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심장이식수술을 감당할 수 없다.

철저히 시장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미국의 민간보험사는 존 큐의 아들을 진단한 병원측에 장기이식 수술을 거부토록 종용한다.

결국 아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존 큐의 부정(父情)은 인질극마저 서슴지 않는다. 얼마 전 미국에서 개봉한 '덴젤 워싱턴' 주연의 영화 '존 큐'(사진)는 시장원리에 지배당하는 미국 의료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현재 국내서 논의중인 민간의료보험제도와 맞물려 더욱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공보험 제도가 없다. 미국 의료보험은 보험회사가 운영하는 민간의료보험이며 소비자(환자)는 의료보험을 상품으로 구매해야 한다.

따라서 의료보험 가격이 만만치 않고 대기업 등에서 일하면 고용주의 보조를 받을 수 있지만 개인 자격으로 의료보험에 가입하면 매월 수백달러를 부담해야 한다.

민간의료보험제가 자리잡은 미국의 경우 병원과 의사는 대규모 보험사(HMO)에 종속돼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HMO는 병원이 실시한 의료행위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며, 때로는 병원측에 과잉진료나 과소진료를 유도해 비난을 사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해'환자의 빼앗긴 권리를 찾아주자'는 취지로 마련된 '환자의 권리 법안'을 놓고 상·하 양원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환자의 권리 법안을 둘러싼 미국내 논쟁은 민간보험사들이 진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의료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의 의료 서비스를 과도하게 제한한 데서 비롯됐다.

최근 국내에서도 민간의보 도입 논의에 발맞춰 각 민간보험사들이 다양한 의료보험 상품을 내놓으며 민간의보 도입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료시장 개방이 현실화될 경우 민간의보 도입은 필연적으로 따라올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까지 민간의보 도입에 따른 민간보험사와 의료기관간 역학관계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제라도 의료계는 민간의보 도입에 따른 민간보험사와 환자, 병원간 역학관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방심하다가는 미국 소시민 '존 큐'의 분노와 절망감이 머지 않은 장래에 우리의 현실로 다가올지 모른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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