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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주중에는 청진기 주말은 축구공과 함께"
[ 2002년 03월 10일 12시 27분 ]
"16세 소아마비 흑인소년의 '축구가 너무 좋아요'라는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동료들과 축구를 즐길 수 있고, 의사로서 아픈 환자와 상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2002 월드컵을 두달 남짓 앞두고 전국민적인 축구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 축구를 사랑하는 의사들이 모여 취미와 사회적 의무 결합을 시도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작년 12월 첫 모임을 가진 뒤 현재 회원 92명과 함께 사단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대한의사축구협회(KFMA·회장 김성덕 보라매병원장).

협회의 모태가 된 의사축구동호회를 결성했던 경희의료원 김명천 전임의는 "KFMA는 무엇보다 축구를 사랑하는 의사들의 모임"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축구를 좋아하는 의사들은 많지만 계기가 주어지지 않아 열정이 쉽게 식곤 했다"며 "작년 11월 오사카시립대 의사들과 친선전을 위해 방일했을 때, 대다수 일본의사들이 협회차원에서 축구를 즐기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발족 계기를 설명했다.

KFMA는 사단법인화를 준비하며, 월드컵을 기념하는 '한·일 의사 정기전' '동아시아 의사월드컵' 등을 기획중이다. 매년 유럽에서 개최되는 세계의사올림픽에 축구종목으로 참가하겠다는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의료계 축구저변 확대를 위해 '축구아카데미'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의사축구協의 포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올초 서울경찰청 축구동호회를 시작으로 변호사·소방대원·정부부처공무원·연예인팀 등과 정기전을 개최중이다.

김 전임의는 "솔직히 의사와 일반인들의 관계가 그리 가깝지만은 않다"며 "하지만 축구를 통해 상호 친밀도가 높아지며, 서로의 거리가 확연히 줄어드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밖에도 작년 홍제동 참사당시 소방관 유자녀들의 장학금마련을 위한 '119배 대회'와 장애인 축구단 육성사업 등을 준비하고 있다. 운동장이 없어 PC방으로 달려가야 하는 미래의 꿈나무를 위한 '대학운동장 라이트 설치 계획'은 협회의 야심작.

협회 관계자는 이를 "취미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결합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시민운동"이라고 자신있게 표명한다.

KFMA 회원들은 당분간 주중에는 청진기를, 주말에는 축구공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중생활'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듯 하다.
박지호기자 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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