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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미용외과학회, '유사명칭' 논란 심화
[ 2002년 04월 11일 02시 31분 ]
"대한미용외과학회가 대외적으로 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유사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대한성형외과학회가 타 진료과에서 시행하는 미용수술이나 미용외과학회 명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학문적 독점 행위일 뿐입니다."

학회 명칭을 둘러싼 대한성형외과학회와 대한미용외과학회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한미용외과학회 창립을 전후해 대한성형외과학회를 비롯 대한성형외과개원의협,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등 3개 단체가 미용외과학회의 유사명칭 사용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자 이 문제는 대외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특히 이들 3개 단체가 복지부측에 유사명칭 사용에 대한 시정조치 요청과 함께 각 의학전문지 광고를 통해 미용외과학회측에 단체명칭을 바꿔줄 것을 공식 요구하는 과정에서 양측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미용외과학회 창립 이후 6개월여가 지난 현재, 유사명칭 사용에 대한 논란은 더욱 첨예한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대한성형외과학회등 3개 단체 = '미용외과'가 현행 의료법에 명시된 전문과목이나 진료과목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미용외과'가 전문의의 전문과목에도 포함돼 있지 않고, 의료기관이 진료과목으로 표시할 수 없는 미용외과학회의 창립 자체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성형외과학회 산하에 준회원 학회로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가 설립·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학회가 설립됨으로써 회원이나 환자들에게 미용외과학회가 성형외과 전문의단체라는 혼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용외과학회측의 '성형수술과 미용수술이 다르다'는 주장에 대해 성형수술 그 자체에 재건성형과 미용성형수술이 포함된 개념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이들 3개 단체는 소속 회원들에게 대한미용외과학회나 미용외과개원의협에 가입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이들 단체에서 주관하는 학술대회 및 모임에도 참여하지 말 것을 당부한 상태.

뿐만 아니라 타 전문과학회에도 미용외과학회와 관련된 학술대회나 모임에서 발표나 강연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성형외과학회 회원중 상당수는 '미용외과학회'라는 호칭 자체에 대해서도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형외과학회 엄기일 기획이사는 "이 단체에서 학회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그러나 대한미용성형외과가 엄연히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한미용외과학회= 대한성형외과학회등 3개 단체의 주장에 대해 '학문의 독점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용외과학회 한성익 공보이사는 "이미 일본과 미국, 독일 등의 경우 성형외과학회와 미용외과학회가 별도의 학회로 설립, 운영되고 있다"며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의학적 지식과 능력을 공유하기 위한 순수 학술단체며, 성형외과 전문의등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학회"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대한성형외과학회등 3개 단체가 소속 회원들에게 미용외과학회 가입을 금지하는등 참여를 막는 것은 편협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한 이사는 특히 "성형외과를 비롯해 가정의학과, 예방의학과, 응급의학과 역시 모두 초창기에는 전문 진료과목에 포함되지 못했다"며 "대부분의 의학 과목이 점차 세분화, 전문화되는 추세이며, 이는 미용수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성형수술과 미용수술의 개념에 대해서도 '미용수술은 정상이지만 보다 아름다워지기 위해 시술하는 것이나 성형수술은 정상으로 되기 위한 수술'이라며 엄연히 다르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 이사는 "현재 안과나 피부과, 이비인후과등에서도 광범위하게 미용수술이 시행되고 있으며, 의료법상 이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다만 환자가 누구를 선택하느냐의 문제이지, 반드시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진료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타 진료과와 의학적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환자에게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미용외과학회의 설립 목표"라고 설명했다.

학회측에 따르면 현재 소속 회원 800여명 가운데 일반외과·안과·이비인후과·피부과등 타과 전문의가 70%에 달한다.

앞으로 학회는 적극적인 학술활동과 해외 논문 발표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오는 2005년경 대한의학회 정회원 학회 가입은 물론 미용외과를 전문 진료과목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주력할 방침이다.

한편 대한의학회는 양학회간 명칭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대한의학회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는 대한의학회가 직접 나서 정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다만 미용외과학회가 새로운 학회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먼저 인접 학문으로부터 인정받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미용외과학회가 인정의 제도나 전문 진료과목을 표방할 경우에는 제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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