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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행정직 "승진, 아 옛날이여!"
[ 2002년 05월 06일 13시 50분 ]
"진급에 대한 희망을 버린 지 이미 오래됐습니다. 입사후 평사원에서 계장까지 진급하는데 보통 7∼10년 가까이 걸립니다. 그나마 계장진급까지 하는 사람은 행복한 편입니다."
국내 한 유명 대학병원 홍보과에 근무하고 있는 서민찬씨(가명). 올해로 벌써 입사 5년차가 됐지만 여전히 평사원에 머무르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의 인사적체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서씨처럼 병원 행정직원 대다수가 진급에 대한 꿈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행정직원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적극적인 업무수행도 꿈같은 이야기가 돼버렸다.
서울 소재 A대 병원은 지난 95년 공채를 실시한 후 5년 가까이 행정직 신규 직원을 뽑지 않다가 지난 2000년과 2001년 공채를 실시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아마 앞으로 4∼5년간은 공채가 없을 것"이라며 "2000년과 2001년의 공채는 지난 IMF 당시 구조조정으로 결원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 대학병원에서 주임이나 대리 직급이 사라진지 오래됐다"며 " 때문에 입사후 7년 넘게 근무해야 계장진급을 바라볼 수 있으며, 상당수 직원들은 과장 진급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임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 병원은 지난해 초부터 공석으로 비어있던 사무처장 자리에 최근 의대교수를 임명함에 따라 대다수 행정직의 원성을 사고 있다. 한마디로 '꿈'이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병원 관계자는 "사무처장을 비롯 차장, 부장급등 병원 행정과 관련된 주요 보직은 의료진이 맡고 있다"며 "행정직의 전문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결국 원내 행정의 결정권을 갖는 자리에는 전문 행정직원들이 배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서울의 또 다른 대학병원에 근무중인 이준아씨(가명). 입사 7년차인 그는 올해 계장으로 진급했다.
그러나 그의 계장진급은 원내서 비교적 '고속승진'에 해당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씨는 "대학병원의 경우 타업종에 비해 고용상태가 상당히 안정적인 상태"라며 "중간에 병원을 그만두는 직원이 거의 없으며, 특히 병원이란 곳이 일반 기업처럼 급작스럽게 사업확장을 꾀하기보다는 비교적 느리게 성장하는 곳이기 때문에 대규모 신규 직원이 필요한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병원은 의사중심의 조직이기 때문에 행정직원이 특별히 병원 관련 사업을 기획·추진해 성과를 이뤄내기 힘들다"며 "최근 들어 '전문경영'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행정직의 경영 참여는 요원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올해로 개원 20주년을 맞는 지방의 B대학병원은 행정직 인사적체가 심화되면서 인력구조가 갈수록 '역피라미드' 꼴을 닮아가고 있다.
수년간 신규직원 채용이 없다보니 일반 평사원보다 계장급 이상 경력직원이 오히려 더 많은 형편이다.
병원측은 7년 이상된 평사원들이 갈수록 늘어나자 3년전 임시방편으로 '대리' 직급을 만들었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인사적체가 갈수록 심화되다보니 계장급 가운데 10년 이상 진급을 하지 못하는 '만년계장'도 흔하다"며 "이 같은 인사적체 현상이 지속되면 과장은커녕 만년계장으로 머물다 정년퇴임하는 사람도 숱하게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병원들처럼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행정직 인사적체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이 공통적 과제로 대두된지 이미 오래전이다.
하지만 새병원 신축에 따른 신규인력 확보 등의 방법외 뾰족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많은 행정직 근무자들의 한숨은 길어져 병원들이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공감을 얻고 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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