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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보호법' 병원서는 법과 현실 '따로'
[ 2002년 05월 09일 02시 48분 ]
지난해 11월부터 '모성보호법'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지만 정작 여성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병원에서 '모성보호조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차수련)은 지난 4월 9일부터 5월 3일까지 산하 154개 병원중 86곳을 대상으로 '모성보호관련법 개정에 따른 모성보호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임산부의 밤근무를 전면금지하고 있는 병원은 18.6%에 불과했다.

출산휴가시 대체인력을 충원하는 병원도 전체의 37.2%에 그쳤다.

사립대병원 직원의 경우 90일로 늘어난 출산휴가 중 30일분의 출산휴가 급여를 전혀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임산부의 야간근로, 휴일근로 인가서'를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임산부에게 야간근무를 시키는 병원도 전체의 54.6%에 달했다.

조사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임산부 야간근무 전면 금지'는 모성보호법 개정의 핵심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병원들이 임신초기와 말기에만 야간근무를 금지하거나(26.7%), 특수부서별, 혹은 병동별로 야간근무를 실시하는(13.9%)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임산부 야간근무 금지를 모성보호법에 명시된 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인력충원이 뒤따라야 하지만, 조사대상 86개 병원중 54개 병원(62.7%)에서 대체인력을 충원하지 않은 채 임산부에게 야간근무를 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의료노조가 여성조합원 1,423명을 대상으로 '모성보호관련법 개정에 따른 모성보호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임산부 중 밤근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42%에 달한 반면, 경미한 작업으로 전환한 경우는 7.3%에 불과했다.

임신중 밤근무를 한 상태에서 최근 3년간 유산, 사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을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24.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는 "모성보호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법따로 현실따로'인 것은 병원사용자들과 정부가 법을 지킬 의지가 부족하고, 법 시행을 위한 제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여성노동자가 다수인 병원에서 반드시 모성보호관련법이 시행·정착될 수 있도록 올해 임단협교섭의 핵심요구로 제기해 반드시 쟁취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앞으로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요청 ▲모성보호법 위반에 대한 집단 고발 ▲병원사업장 모성보호 실태에 대한 공론화 ▲여성단체와 공동대응 등을 모색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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