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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이런 일은 의협의 비극이죠! 비극"
[ 2002년 05월 13일 02시 58분 ]
의협은 최근 집행부에 균열이 생기면서 예기치 않은 두 가지 사건이 발생했다. 박현승 총무이사와 조현근 보험이사가 잇따라 사표를 낸 것이다. 두 사람 공히 신회장의 최 측근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문제는 이후 더 불거졌다. 떠난 두 사람이 연쇄적으로 의협 통신에 신회장의 회무 추진 방식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다. 초심의 자세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는 요지도 담고 있는 등 직격탄을 날렸다.

가뜩이나 두 사람의 사퇴에 의혹이 증폭되는 시점서 이 글은 의협 집행부에 치명적 상처를 가했다. 섭섭함 그 이상의 배신감을 느낀 인사도 적지 않았다. 반면 신회장의 지도력에 의구심을 품어온 사람들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하지만 신회장을 비판한 글이 회자된 후 의협 집행부는 물론 직원, 일반 의사들 사이에 형성된 인식이 있다. 신회장에게 고언을 제기한 당사자들의 심정은 십분 이해하지만 이 방법은 아니라는 것.

의협의 한 관계자는 "신회장은 어쨌든 자신들이 한 때 모시던 사람 아니냐. 뜻이 맞지 않아 떠났으면 됐지 나가서 이렇게 뒤통수를 때릴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다른 의협 직원들도 상임이사들의 이 같은 처사에 내심 상당히 실망감을 느끼는 것이 역력했다.

의협 고위 관계자도 "할 말이 없다"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의협의 비극이죠"라고 짧게 말하고는 "아마 회장님도 이번 일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집행부에는 충격적인 사안이었다.

개원가의 한 의사도 이들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알지만 방법상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의사는 "말도 안돼"라며 입을 닫았다.

의협은 신회장 출범시 상근이사가 5명이었다. 초기 인원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첫 출발은 신회장을 중심으로 어우러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철수이사에 이어 박현승, 조현근 이사가 떠나면서 신회장의 지도력에 커다란 누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상근 이사들을 위해 의협에 새롭게 꾸며진 방은 현재 휑한 감이 적막감처럼 느껴진다. 두 사람이 연쇄적으로 떠난 뒤 일련의 사태로 남은 상근이사들과 의협 직원들은 '공허감'이외에 '허탈감'마저 느끼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의료계 주류라고 단언할수는 없지만 왠지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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