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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내 2차감염, 국가차원 대책마련 절실
[ 2002년 05월 17일 13시 58분 ]
A병원 환자들이 병원내 슈퍼박테리아 감염과 관련, 국가와 병원을 상대로 집단손해배상청구소송을 최초로 제기한 가운데 이를 계기로 병원내 감염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보험수가·제도적 문제 등으로 병원내 감염 현황이 악화되고 있는 측면이 있는 만큼, 한 병원의 매도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국가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A병원은 소송문제와 관련 "일부 언론에 보도된 고소인 10여명의 명단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병원내 감염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왔던 만큼 소송의 진행상태를 주시하며 대응책을 결정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병원의 한 교수는 "몇몇 고소인들의 진료경과를 파악한 결과,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연속적으로 진행된 감염확산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괴사성 췌장염으로 사망한 환자의 경우 이미 외부에서 감염된 VRE 때문에 췌장이 녹아 내린 상태에서 입원했으며, 수술을 진행하지 못하고 봉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원도중 VRE와 MRSA 감염이 진행된 환자들의 경우 초기대응을 통해 완쾌된 상태"라며 "병원내 감염 책임문제는 법원의 판단을 따를 수밖에 없겠지만, 최소한 격리 등 발빠른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병원내 감염이 이미 일반화됐다는 점을 암시하는 타병원 관계자의 언급은 시사적이다.
B의료원 관계자는 "병원내 감염 문제는 소송확산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미 모든 병원에서 금기시된 뇌관과 같다"며 "소독 및 관리대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A병원의 경우 감염관리간호사 등이 적극적인 대처에 나섰기 때문에 오히려 환자들에게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며 "공개되지 않은 채 묻혀지는 병원내 감염이 거의 모든 병원에서 발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병원계의 공통된 문제로 자리잡은 병원내 감염과 관련, 국내 최고수준의 관리시설을 갖추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감염관리실 관계자는 "일개 병원만의 문제로 취급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이 관계자는 "병원감염의 70%는 어쩔 수없이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며 "병원의 철저한 관리는 나머지 30%의 감염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투여돼야 한다"고 표명했다.
그는 "감염예방활동은 병원의 의무사항이라는 원칙하에 큰 규모의 적자를 감수하고 있다"며 "하지만 대다수 중소병원의 경우 제대로 교육받은 전문가를 갖추고, 감염관리에 예산을 투여하기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실태에 대한 대안으로 70년대 병원내 감염이 도마위에 오른 후 예방활동이 오히려 장기 의료비용을 절감시킨다는 판단을 내리고, 국가차원의 감염관리대책을 마련한 미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미국은 DRG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병원감염관리 철저화를 유도했다"며 "예방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항생제에 소요되는 예산의 1/10만 투여하더라도 충분한 감염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정부당국이 자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 내과전문의는 "병원내에서 감염됐다면 1차적으로 병원이 책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감염관리·모니터링 등에 보험수가가 전혀 적용되지 않는 현실에서 감염관리를 병원만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현시스템은 문제"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지호기자 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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