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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협 총회 언제쯤 '업 그레이드'
[ 2002년 05월 20일 02시 30분 ]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소위 최고 지성인이라는 의사들의 대표들이 모인 총회가 이 정도 수준밖에 안되니."

지난 주말 의협 동아홀에서 만난 한 대의원은 총회를 지켜보며 어이가 없다는 듯 장탄식을 하고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박길수 대의원 의장한테 화살을 던졌다.

이날 의협 총회는 말이 총회지 한 마디로 낙제점의 시간이었다. 누구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초등학생 학급회의도 못한 수준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책임은 너나할 것 없이 박길수 의장한테 모아졌다.

맞는 이야기다. 박의장의 극도로 미숙한 회의 진행은 이 같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번 만이 아닌 지난 4월 총회 등 그 동안 여러 차례 회의에서 목격된 현상이지만 박의장의 스타일은 변하지 않았다.

공개 회의라 할지라도 매끄러운 진행에 한 두차례 실수는 양념처럼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좌충우돌식 어설픈 진행은 수준을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엄숙하고 진지해야 할 의협 총회는 진행자 때문에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 자주 목격됐다.

의장과는 별개로 의협 총회는 사실상 핸드폰 문화가 거의 실종되다시피 했다. 참관자는 물론 회의 참석자들의 시도 때도 없는 울림은 과연 이 곳이 의사들 회의 장소가 맞는지를 되묻게 한다. 핸드폰 진동 및 잠금은 상식 아닌 상식이 된지 이미 오래됐건만 말이다.

또 이날 총회서 통과한 회비 5만원 인상안 무산도 뒷말이 많다. 의협 정관에는 재적 대의원 수의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돼야 한다고 명시됐으나 이날 확인된 집계는 애초 참석자들의 과반수(142명)에 못 미친 65명이었다.

망방이가 세 번 두드려진 후 문제 제기가 이어졌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대의원석에서는 그냥 넘어가자는 웃지 못할 발언이 나왔다. 주변에 있던 의협 직원들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의협의 올해 예산은 그렇게 결정됐다. 표결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고찰하고자 하는 노력과 확인도 없이….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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