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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노조 업무복귀명령 거부 '극한대립'
[ 2002년 05월 31일 02시 46분 ]
파업 9일째를 맞고 있는 경희의료원이 30일 업무복귀를 명령한 가운데 노조가 이를 거부,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업전 80∼90%대를 유지했던 병상가동률은 29일 현재 60%대로 하락한 상태며, 하루 평균 5억원대의 손실을 입고 있다는 통계도 제출된 상태여서 파업장기화에 따른 환자들의 외면도 우려되고 있다.

유명철 원장은 30일 "의료원이 최대한 양보해 총액대비 9.0% 임금인상 및 총26명 인력충원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사학연금 문제만을 강조하며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며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낮 12시까지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한다"고 밝혔다.

명령서는 평탄치 못했던 협상과정을 반영하듯 업무 미복귀시 △주동자 및 가담자 무노동무임금 적용 △민·형사상 책임제기 등 강력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의료원 관계자는 "병원계 최고 수준인 9.0% 임금인상안을 비롯, 노조의 요구를 거의 수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사학연금 개인부담금 부분에만 집착하고 있다"며 "모든 식사를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노조는 "현재 미합의 사항은 의료원 사학연금 부담문제 밖에 남지 않았다"면서도 "조합원들의 총의가 반영된 요구안인 만큼 수용되지 않을 경우 업무복귀는 없다"고 밝혀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대·한대의료원이 사학연금 개인부담금 일정분을 병원차원에서 부담키로 했다는 일부 전언에 대해 해당 의료원들은 "사학연금 명목이 아닌 복지수당 명목"이라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이대·한대의료원 관계자들은 "노조가 일정금액의 복지수당을 별도로 둘 것을 요구해 이를 수용했다"며 "사학연금 의료원 부담을 명문화하는 것은 사학재단의 기틀을 흔들 수 있는 문제여서 수용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경희의료원 노조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위원장 독단으로 사학연금 문제를 무리하게 요구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조합원의 총의가 반영된 요구안이 한 개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이미 의료원측이 일부 수용의사를 밝혔던 만큼 이 사안이 해결돼야 복귀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파업의 추이를 지켜보던 교수들이 오늘(31일) 오전 공식성명서를 발표하고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서 노조파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인력의 부재로 인해 최상의 진료 상태를 유지하는데 한계점에 도달한 느낌"이라며 "환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조속한 정상진료가 가능하도록 이해와 타협의 마음을 발휘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 교수는 "진료파행에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도 제기됐지만, 조율자 입장인 교수들의 위치를 감안해 원만한 타결을 요구하자는 것으로 일단 중지가 모아졌다"며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환자를 위해 보다 강력한 주장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반적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지호기자 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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