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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자녀, 가정내 스트레스 방지대책 절실"
[ 2002년 06월 03일 11시 45분 ]
다단계 판매때문에 싸움이 잦았던 부모가 이혼한 뒤, 스트레스로 도벽이 생긴 A군(초등 2년)은 "차라리 죽여버리고, 나도 죽겠다"고 아버지가 위협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였다.하지만, 약물치료와 5차례 상담을 받은 결과, 학교생활·도벽 등이 호전되는 결과를 보였다.
계모와 2살짜리 배다른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B양(초등 6년)의 아버지는 딸이 "아버지와 함께 자겠다"고 고집하는 바람에 부인과 딴방을 쓰고 있다. B양은 "엄마가 시키는 것은 하기 싫다"며 씻기·숙제·학원 다니기 등을 거부하고 있다.
해마다 11만건의 이혼가정이 생기는 등 국내 이혼율이 아시아 최고를 차지하고 혼인수에 대한 재혼수의 비율도 10%대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혼 및 재혼과 관련된 가정내 스트레스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편집자 주]

한양의대 정신과 안동현 교수는 한양대 정신건강연구소 춘계학술세미나에서 "이혼건수가 폭증하면서 매년 14만명의 미성년 이혼자녀가 양산되고 있다"며 "이혼자녀에게 부모의 이혼은 불가항력적 스트레스를 주는 지속적 과정인 만큼 사회적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안교수는 클리닉을 통해 총 21예의 상담을 진행한 결과, 청소년기 스트레스를 경험한 이혼자녀들은 △상실감 △우울증·죄책감 등 정서반응 △자아개념 및 자긍심 저하 △대인관계 곤란 등 정신적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청소년기 이전에 심각한 부모갈등으로 이혼한 경우, 이혼하지 않은 경우보다 오히려 더 잘 성장한 경우가 많았다"며 "자녀 스트레스의 주원인은 이혼보다는 유아기에 경험한 부모간 갈등"이라고 설명했다.

또 "스트레스를 경험한 자녀는 성인기에 도달하더라도 미혼임신·높은 이혼율·낮은 경제수준 등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안교수는 이혼자녀를 위한 대책으로 △이혼절차에 자녀보호 규정 신설 △친권부모 및 자녀위한 상담프로그램 △다양한 보육시설 지원 △이혼가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등을 제안했다.

성균관대 김순옥 교수는 재혼가정의 증가와 관련 "기간의 연구들은 재혼의 부정적 영향을 확인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 들어 적응관점의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며 "특히 국내의 경우 재혼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초보단계인 만큼 사회적 적응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재혼남녀 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녀 문제·재혼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가장 높은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여성의 경우 재혼의 증가폭과 스트레스 점수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된 만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혼이 이미 삶의 한 형태로 정착돼 가고 있는 만큼 가정내 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친부모와 새부모간 협조 구축 △주변 편견 불식 △재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및 신화적 기대 해소 △재혼준비자 대상 사회적 프로그램 시행 등을 제안했다.
박지호기자 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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