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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돈과는 인연이 없다는 생각이…"
[ 2002년 06월 06일 01시 24분 ]
"돈과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의료계 투쟁에 적극적이었던 A원장. 그는 조만간 거의 억대에 달하는 세무조사 추징액을 통보 받게 된다. 웬만한 사람에게는 소위 인생이 절단날 수도 있는 큰 액수다.

그런 A원장에 심정을 묻는 건 어찌보면 고문에 가까울 수 있다. 요즘 지인들이 묻는 천편일률적 질문도 이 범주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그는 웃으며 말했다. "돈이라는 게 있다가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 아니냐"고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듣는 이에 따라서는 현실을 초월한 사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초연한 느낌이 와 닿았다.

A원장은 그러나 "집사람한테는 정말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 일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병원에 소홀한 때가 많았는데 세무조사에 거액의 세금까지 추징받으니 미안한 마음이 안들 수 없다는 것이다.

A원장은 세무조사 기간 고민이 많았다. 인생살이에 그냥 거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려 해도 감정이 절제되지 않았다. 세무조사 후 국세청에서 일종의 타협안을 제시할 때는 분한 마음이 떨쳐지지 않았단다.

국세청 세무조사가 근거 있는 정당한 조치였음을 인정하라는 것으로 이를 수용할 경우 세금을 감면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처음에는 솔깃하기도 했지만 애초부터 잘못된 표적 세무조사임을 분명히 밝혔는데 그럴 수 없는 것.

이젠 초연히 결과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 그가 준비중인 것이 있다면 같은 배를 탄 다른 의사들과 이의신청 같은 법적대응 정도다.

의료계서는 이번 국세청 세무조사가 표적임을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의협 집행부의 국세청 항의 방문이 있었고 법적 대응책도 마련중이지만 아직 이렇다할 뾰족한 대책은 없다. 법적 공방이 벌어지면 사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세무조사를 두고 의료계서는 국세청 칼날이 강성 회원들에 겨누어졌다는 것이 일반적 정서다. 그럼에도 불구 국세청은 당사자들에 평균 억대이상의 세금을 추징할 방침이다. 의협과 국세청의 힘겨루기가 제2막으로 치닫는 시점서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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