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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장기화 주범 직권중재 철폐" 촉구
[ 2002년 06월 10일 02시 41분 ]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경희의료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3개 병원 파업이 18일째 접어든 가운데 '직권중재'가 병원파업을 장기화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직권중재란 병원을 비롯 철도, 통신 등 필수 공익사업장의 경우 노사간 교섭이 결렬돼 노동쟁의 조정기간이 끝나더라도 중재에 회부될 경우 향후 15일간 쟁의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직권중재 기간중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무조건 불법파업으로 규정된다.
때문에 매년 실시되는 병원 노사간 임단협 협상은 쟁의조정 기간인 15일 동안 교섭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곧바로 직권중재에 회부돼 불법파업으로 간주되며 장기파업으로 치닫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자 최근 전국민중연대를 비롯 시민단체와 종교계·학계 등은 '직권중재제도 철폐'를 촉구하는 1000인 선언을 가진 바 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대부분의 병원에서 노사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됐지만 몇개 병원에는 직권중재가 내려지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불성실교섭·파업장기화를 유도하는 직권중재제도는 철폐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서울 행정법원은 '직권중재 제도를 규정한 현행 노동조합및 노동관계조정법 제62조 제3호와 제75조는 위헌으로 판단된다'며 직권으로 위헌심판을 제청, 직권중재제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켰다.
당시 법원 재판부는 "중재위 구성과 운영이 민주적이고 공정하며 중재판정에 대해서는 소송으로 적정성을 다툴 수 있다"는 지난 96년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 대해 "법적 구제절차만 있으면 헌법상 기본권을 언제나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로 비약될 수 있고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사실상 소송을 통해 적정성을 다툴 수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 역시 지난 7일부터 산하 7개병원 지부장을 중심으로 직권중재 제도 철폐를 위한 단식농성에 돌입, 적극적인 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검찰측으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보건의료노조 차수련 위원장은 "올해 노조파업을 통해 직권중재제도의 폐해를 알릴 계획이다. 무엇보다 직권중재 제도를 사회적으로 쟁점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차 위원장은 "'병원 노사협상 결렬, 직권중재 회부, 불법파업, 체포영장 발부'라는 공식이 올해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다"며 "사실 월드컵 이전에 올해 임단협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일부 병원 사용자들이 직권중재 제도를 빌미로 노사교섭에 적극 나서지 않는 등 장기파업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 사용자들은 직권중재 제도를 악용해 파업을 유도하고, 노조탄압과 함께 노사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할 정부가 오히려 병원측에 노조에 대한 고소고발을 종용하는 등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반면 현재 노조파업이 진행중인 경희의료원 등 병원측은 직권중재가 현행법으로 규정돼 있는 이상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난달 7일 보건의료노조가 동시쟁의조정 신청을 낸 이후 대부분 병원들이 노조측과 성실 교섭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노사간 교섭이 타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행법을 무시하려는 처사는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직권중재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의견에 동조하는 측면도 있다"며 "그러나 직권중재가 엄연히 현행법인 이상 병원들은 이를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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