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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의료원 노사 '노조 지배개입' 공방
[ 2002년 06월 19일 02시 41분 ]
파업 참여 노조원들에 대해 무노동무임금 및 징계 등 강경 입장을 검토중인 경희의료원은 재단 관계자의 노조와해 의혹이 제기돼 사태가 수그러들 기미가 전혀 없다.

병원 노조는 19일 "재단과 의료원의 노조 죽이기 음모가 만천하에 드러난 어제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입은 의료원측은 인터넷 게시판에 손팀장과 김영준 상황실장의 만남을 소설로 각색하는 등 또 한번의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의료원은 뒤에서 조잡한 글로 그나마 남아 있는 체면까지 구기지 말고 당당히 앞에 나와 해명하라"며 "손팀장이 녹취했다는 테이프를 있는 그대로 전직원에게 공개하면 진위는 쉽게 가려질 문제가 아니냐"고 말해 테이프 공개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 노조측 관계자는 "테이프를 공개하면 되고 법정으로 가면 양쪽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의료원이 이번 사태에 대해 해결 의지가 없으면 막판까지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병원은 "손씨는 재단관계자가 아닌 경희대 수원캠퍼스 직원"이라며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개인 친분이 있는 노조 관계자의 요청에 의해 만남이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노조가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발단은 파업 27일째 접어든 지난 18일 노조가 "재단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부당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야기됐다.

노조는 이날 투쟁속보에 "재단 대외협력팀장 손某씨가 김영준 수석부지부장을 만나 파업중단을 회유했다"며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이며, 손씨의 발언을 통해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재단과 의료원의 의도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노조창립당시 함께 했던 초창기 멤버"라고 자신을 소개한 손씨는 △조은숙 지부장은 구속하되, 부지부장은 불구속 처리되도록 도와주겠다 △대의원 1/3은 파업 중단, 1/3은 중간적 입장이다 △집행부가 파업해제를 반대하더라도 수석부지부장이 총대를 메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같자 당사자인 손씨는 18일 병원 인터넷에 성명서를 발표, "노조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손씨는 "저는 수원캠퍼스 기획조정실 직원으로 재단 관계자로 규정, 재단과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제가 면담을 요청하고 파업 중단을 회유하는 어떠한 발언을 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원 앞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눈바 있지만 노조가 적시한 4가지 이야기는 한 바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개인의 명예가 훼손되거나 본질이 호도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따라서 28일째 접어든 경희의료원 파업사태는 노조의 고발방침과 함께 손씨 또한 명예훼손에 대한 고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사실여부가 법정에서 가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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