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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중재, 병원 노사관계 악화의 주범"
[ 2002년 06월 24일 11시 10분 ]
"결국 조정기간 15일, 중재기간 15일 동안 쟁의행위가 금지될 뿐만 아니라 중재결정이 내려지면 그 이후에는 아예 쟁의행위가 금지되는 바, 이는 단체행동권이 일정하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박탈돼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 3권의 핵심적 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국장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직권중재제도' 관련 공청회에서 '필수 공익사업장 직권중재의 문제점과 병원파업 장기화 원인과 해결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직권중재가 병원노조의 단체행동권을 박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한국은 OECD 국가중 유일하게 공익사업장의 단체행동권을 제약하고 있다"며 "일본과 미국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와 같은 직권(강제)중재제도는 없고, 공익성만을 이유로 쟁의행위가 제한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유럽등 선진국에서는 공익사업장이라 하더라도 특별한 규정없이 자율적·자치적으로 가능하도록 돼 있으며, 파업의 제한·금지 규정과는 별개로 우리나라처럼 직권중재라는 강제 중재를 유지하는 나라는 전세계적으로 드물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직권중재제도 운영상에 있어 획일적 직권중재회부, 노조 핵심요구를 비껴나는 중재안 제시, 적절한 중재안을 내리기 힘든 여건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국장은 "그동안 제시된 중재안은 핵심쟁점을 비껴가는 평이한 수준에 그쳤다"며 "특히 노사간 주요 쟁점이 되는 인력확보, 비정규직 문제, 경영참여 등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소극적 태도를 견지해 조정안과 중재의 내용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중재안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되는 순간 사측은 파업 돌입부터 15일만 버티면 모든 게 종료된다는 오판을 할수있기 때문에 노조는 자율교섭을 사수하는 의미에서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고 제도상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 국장은 "필수공익사업장이기 때문에 파업을 하지말라고 만들어놓은 이 법이 오히려 시측의 불성실교섭을 유도하면서 파업을 부추켜 병원파업을 연례행사로 만들고 있다"며 "결국 직권중재제도는 노조의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노사갈등과 대립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권중재조항이 당장 전면 폐지가 어렵고 일부 존치가 불가피 할 경우 대상범위의 대폭축소와 함께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수 있도록 경영자료 제공, 대표자 반드시 참석, 불성실교섭 처벌 강화 등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김선수 사무총장도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매년 반복되는 병원을 비롯한 필수공익사업장의 불법파업과 노조간부들에 대한 형사처벌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직권중재제도를 폐지하고, 필수서비스의 공급이 중단되지 않도록 보완하는 방안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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