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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 인하 '외자사 전방위 압력' 속속 드러나
[ 2002년 07월 18일 01시 26분 ]
퇴임사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약값 인하 로비설을 폭로한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장관의 발언 파문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16일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 지난해 7월 도널드 에번스 미국 상무장관이 당시 김원길 복지부 장관에 보낸 보험약가정책에 관련 편지가 공개되자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영수 원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들의 약값 인하 로비설 관련 내용을 말한 것으로 전해져 이를 뒷받침한다.

또 복지부는 올 4월 복지부 실무자 및 다국적 제약사,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약가 관련 실무협의회를 구성했으며 이 역시 다국적 제약사의 로비에 의해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협의회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요청에 의해 구성됐고 오리지널 약값 인하를 위한 약값 재평가 및 참조가격제 등에 대해 협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 공개한 편지에서는 그동안 실체없이 말로만 떠돌던 다국적 제약사 입장을 대변하는 미국의 강력한 의견이 확인됐다.

편지에서 에번스 장관은 "한국의 약가제도 변경계획이 우리 의약품에 줄 수 있는 차별적인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 문제가 적절하게 해결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무역분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또 "외국계 제약회사가 수입하거나 한국에서 생산한 의약품들은 참조가격제 하에서는 불균형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 시스템은 본인부담금을 부담할 수 있는 사람만이 가장 약효가 좋은 의약품을 이용하도록 만들어 결국 한국에서의 의료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욱이 "귀국 정부가 참조가격제 등 약가제도 변경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미국 정부 뿐만 아니라 외국 제약사를 포함한 이해당사자들과 완벽하고 실질적으로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여 내정 간섭적인 요구를 한 것이 드러났다.

실제 복지부는 지난해 5월말 김원길 장관이 발표한 건보재정 안정대책에 참조가격제를 포함시켰지만 오리저널 약을 다수 보유한 일부 선진국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그해 10월 사실상 백지화했다.

최근 경질된 이태복 전장관도 올 4월 건보재정 건전화 차원서 백지화했던 참조가격제를 재추진하고 오리지널 약을 중심으로 보험약가를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정황을 근거로 정부는 어떤 형태로든 고가의 오리지널 약값을 인하하는데 부담을 가진 것이 확실시돼 앞으로 이에 대한 사실 규명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18일) 3개월만에 활동을 재개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서는 '다국제 제약사 로비설'이 다뤄질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여야간 입장이 상반돼 한나라당은 수적 우위를 발판으로 로비설 진위규명을 위해 진상조사위 구성 및 이 전장관 증인 출석을 강력히 추진할 태세고 민주당은 로비설과 이 전 장관 경질은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여 충돌이 예상된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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