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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본질적 접근 절실한 '참조가격제'
[ 2002년 07월 23일 07시 36분 ]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퇴임사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로비설을 폭로한 이후 참조가격제 실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참조가격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참조가격제 시행 여부는 다국적 제약사 로비와 미국 등의 압력과는 별개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이 제도 실시에 따른 국민들의 늘어나는 부담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최근 참조가격제 등 약가제도와 관련해서 여론은 외자사 로비와 미국 등의 압력에 초점이 맞춰져 이같은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참조가격제의 정확한 기능과 역할은 배제된 채 열악한 보험재정을 위해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하는 것으로 직결되는 듯한 분위기마저 느껴지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참조가격제는 보험재정 안정뿐 아니라 약가 거품을 빼기 위해 필수 불가결했던 정책으로 오인되는 기이한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와 외국의 압력으로 국가 정책이 좌우됐다면 분명한 원인 규명이 이뤄져야 하고 관련자 책임도 물어야 한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그와 별개로 참조가격제 등 보험재정 안전화와 연관된 모든 약가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다. 현재 약가 관련 제도중 취지대로 실시되고 있으면서 실효성을 거둔 정책이 거의 없는 것은 그와 무관하지 않다.

참조가격제는 물론 보험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시행에 있어 국민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특히 만성질환자들의 부담은 적지 않게 늘어난다.

또 동일 효능군 약에 대한 분류도 쉽지 않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이 완벽히 수행되지 않은 국내 실정서 이 같은 약품의 분류는 자칫 약의 선택권을 제한해 국민들의 건강에 심대한 타격을 줄수 있다.

김성호 장관도 이 같은 현실을 인정했다. 지난주 국회 답변서 그는 "통상압력으로 참조가격제가 지연된 것 아니냐"는 의원들 질의에 "미국 등의 통상압력 때문에 지연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적 합의가 안돼서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참조가격제 시행 등의 재정건전화안정대책이 발표된 이후 소비자, 의약계, 시민단체들은 이 제도에 반대했다. 시민단체까지 보험료는 인상되는데 급여 혜택은 줄고 여기에 약값까지 본인 부담이 늘어나는 측면서 크게 반발했다.

정부는 보험재정 안정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때문에 참조가격제 실시에 긍정적인 분위기지만 반대 목소리를 간과하지는 않고 있다. 김장관은 "한달내 시안을 만들겠다"고 말했지만 "국민과 환자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의약계, 국민대표, 시민단체 동의하에 시안을 확정해 공청회와 청문회를 갖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약가정책과 관련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시점서 이태복 전 장관의 발언 진위 여부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런 차원서 26일 국회 상임위 활동이 기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참조가격제 시행은 보다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참조가격제는 고가약 처방억제를 위해 동일효능 의약품군의 보험청구 상한액을 정하고 그보다 비싼 의약품에 대해선 환자가 차액을 지불하는 방안이다.

참조가격제가 실시되면 올해 비급여된 수백종의 소화제 등에 이어 약효가 뛰어난 주요 고가 전문약값을 국민들이 또 다시 직접 부담해야 한다. 소화기관용약 관련 7월 고시까지 감안하면 이제 국민들은 늘어나는 보험료에 비례한 약 값을 따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의약분업 잘못으로 인한 유탄이 결국 국민들의 엄청난 약값 부담으로 전환된다면 정부로서도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개보험 제도하에서 국민건강권 제약과 함께 참조가격제 실시가 신중해야 하는 측면이 여기에 있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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