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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소득재분배 강조로 본래 역할 상실"
[ 2002년 08월 22일 02시 53분 ]
현 건강보험이 소득재분배·국민통합 등의 역할을 강조하다 건강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본래의 역할을 상실했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끈다.

전남대 경제학부 김영용 교수는 최근 '건강보험 의무가입과 재정통합'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고 "현 건강보험은 위험분산 역할 실종·도덕적 해이로 인한 의료비용 상승·가입 의무화로 인한 기본권 침해 등의 한계를 안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김교수는 건강보험의 한계에 대해 "위험분산이 불필요한 질병에 대해 보험급여가 실시되는 반면, 정작 보험 혜택이 필요한 질병은 거의 혜택이 없다"며 "사회연대와 소득재분배를 위해 보험료가 개인의 소득에 비례해 결정되기 때문에 소득 파악을 둘러싼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 의료보험은 일단 보험료를 납입하면 의료서비스 이용률이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는 도덕적 해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분석과 함께 정부가 보험을 독점 공급하는 한 개인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자신의 신체적 조건이나 질병에 대비할 수 있는 길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교수는 현 건강보험의 대안으로 민간보험 도입과 기초생활보장제 강화를 통한 소득재분배 역할 이월 등을 제시했다.

먼저 현 보험의 범위하에서 비용부담이 낮은 일반적 질병은 도덕적 해이로 인한 의료비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각 개인이 금융기관에 의료저축계좌를 개설해 사실상 본인의 자금으로 질병에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위험분산이 필요한 중대한 질병의 경우 순수한 보험을 도입하되, 정부뿐 아니라 민간기업을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들이 보험상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해야 독점현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교수는 소득재분배를 위한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 정책의 경우 건강보험에 그 역할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로 이월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보험을 통해 저소득층에 대한 많은 혜택을 배려한다 하더라도 실제 질병에 걸리지 않아 이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면 실질적 도움은 불가능하다"며 "산재해 있는 복지 프로그램들을 하나로 통합해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복지에 대한 만족 수준이 그 만큼 더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이런 대책들이 현실화된다면 각 개인은 자신의 판단하에 최적의 보험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소요되는 의료비용도 최소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반발에 직면해 있는 개인 소득 파악의 필요성이 제거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통합된 복지정책 비용 추계도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박지호기자 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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