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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의료분쟁조정법 제정논의 '급진전'
[ 2002년 08월 29일 12시 39분 ]
지난 89년이후 10여년간 제정이 좌절돼 왔던 의료분쟁조정법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 복지위 간사 이원형 의원과 법사위 간사 김용균 의원은 29일 의원회관에서 의료계·법조계·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의료분쟁조정법 가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와 박종웅 보건복지위원장이 참석, "이번 회기에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의료분쟁조정법 제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날 법안 발제자로 나선 한림대 법학과 이인영 교수는 "의료분쟁을 중재할 기구가 부재함에 따라 환자와 의료인간 대립이 격화되고, 분쟁해결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 또한 급증하고 있다"며 "환자에게 적정한 피해구제를, 의사에게 의료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중재할 기구 설립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교수는 공익대표자·의료인·보건의료단체 대표자·소비자 대표자 등 9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의료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소송제기 이전에 조정위에서 분쟁해결에 임하는 방안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표명했다.

이교수는 또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를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할 경우 의료분쟁이 악순환될 수 밖에 없다"며 "무과실 의료사고를 국가가 보상하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교수는 의료인이 주의의무를 다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결과가 발생했다는 입증과 함께, 생명·신체상 피해가 발생하고, 현대의학수준으로 불가피하거나 환자의 특이체질 등으로 발생한 의료사고의 경우로 제한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특히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형사처벌 특례조항의 경우 의료행위의 선의성과 공익적 측면을 고려해 경미한 과실의 경우 형법의 개입을 최소화하되, 중대한 과실로 인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의 처벌특례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교수는 중대 과실의 예로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는 의료행위 △무자격자 의료행위 △과민반응조사를 하지 않고 약제를 투여한 경우 △처방과 다른 약제를 사용한 경우 △혈액형이 적합치 않은 혈액을 수혈한 경우 △환자를 혼동한 경우 △변질된 의약품을 사용한 경우 등 7가지 예를 제시했다.

공청회에서 의료계는 대체적으로 법안의 내용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인 반면, 법조계와 시민단체 등은 조속한 입법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의료계 중심 법안이 국민보호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 정효성 법제이사는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의료분쟁 조정법은 당장이라도 제정돼야 한다"며 △의료배상공제조합 가입 강제규정 불가 △진료행위 형법 관여 최소화 △조정전치제도 의무화 △의료인·의료기관 폭령행위 가중처벌 △의료분쟁 제3자 개입금지 등을 제안했다.

변협의 신현호 변호사는 "법안의 제목 자체가 '환자권리구제를 위한 특별조치법' 등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조정전치주의가 재판 제한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등의 소지가 있으므로 강제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표명했다.

신변호사는 조정위 인원구성과 관련 "위원의 1/3∼1/2 이상 시민단체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무과실보상제도에 대해서도 배상비용이 턱없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외에도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비공개 회의과정 △의료인 면책권, 평등권 침해소지 △중과실 범위 협소 등의 이유를 들어 부정적 입장을 표출해 향후 논란을 예고했다.
박지호기자 joyjh@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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