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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사기죄' 혐의 벗은 10개 대형병원장
[ 2002년 08월 30일 11시 54분 ]
30일 서울아산병원 민병철 고문은 만나는 사람마다 벅찬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환하게 악수를 나눴다. 영문을 모르는 사람들은 의아해할 정도였다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

민고문 등 지난 97년 '사기죄' 혐의로 기소 당한 10명의 서울소재 전 대학병원장과 대형병원장이 이날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민 원장등 10여명은 무죄 판결이 나자 감격해하며 서로 축하의 악수를 나누고 포옹하는 광경까지 목격됐다.

1심에서 유죄를 인정받고 이후 2심까지 5년여 진행된 이번 재판은 1주일이내 검찰의 대법원 상고 여부가 남아 있지만 '무죄' 판결의 의미는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

97년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의료계는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시끄러웠다. 해당 병원장들이 '사기죄'로 기소되자 개인적 불명예는 물론 도덕성을 담보해야 하는 대학병원들이 사기의 온상인 것처럼 비쳐지자 당혹감을 넘어 불만으로 비화되기까지 했다.

사안의 쟁점은 일괄적으로 통제된 수가하에서 이를 벗어난 고급진료 및 재료, 약제 사용에 대한 의료서비스를 과연 '위법'으로 보느냐 하는 것. 또 추가된 환자 본인부담 비용을 병원들이 의도적으로 편취했는가 하는 부분도 논란의 핵심이었다.

한 발 더 나아가 환자에 보다 나은 진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료진의 진료권이 현실과 괴리된 제도와 이에 따른 법적 판단의 당위성과 상충되면서 최상의 진료를 어느 범위까지 인정해야 하는 것도 초점이었다.

검찰은 정해진 수가 이외의 부분에 대해 병원이 추가 비용을 환자에 부담시키는 것은 일종이라는 사기라는 기소장을 작성했고 1심에서 이 같은 주장은 수용됐다.

하지만 고법은 이를 뒤 짚고 무죄를 선고했다. 사기라고 볼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고 의도성이 없으며 아울러 환자들도 진료내역 영수증을 통해 이를 인지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 요지다.

97년 이 사건이 터진 후 의료계서는 많은 의사들이 비보험 의료행위 및 약제 사용 등을 꺼려왔고 실제 상당히 위축됐다. 일부 병원은 아예 묵시적으로 금지하기도 했다.

추후 검찰의 상고 여부가 남아 있지만 고법 판결의 의미는 국민과 환자들이 보다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추구할 수 있다는 대의적 건강권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서 국민건강보험법상 임의 비급여 사안이 점차 수정, 개선되는 흐름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보여진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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