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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환자 위한 보건복지 정책 不姙"
[ 2002년 09월 10일 00시 51분 ]
"불임치료를 받기 시작한지 한달 된 환자입니다. 2년간 직장 다니며 푼푼이 모은 돈 300만원을 한달만에 해치웠습니다. 많은 걸 바라지는 않지만 불임시술에 건강보험료 혜택이 안되면 주사나 약 값 정도는 의보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60만원이 넘은 병원비가 나왔더군요. 거기서 처방전 주는 약들은 전혀 보험적용이 안되고……, 똑같은 약이라고 해도 불임병원에선 보험적용이 안되니 그 부담은 말도 못합니다. 집에 돌아와 가계부를 쓰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이렇게 해서 꼭 아기를 가져야하는지……,"
최근 들어 복지부 인터넷 게시판에는 불임시술에 따른 고가의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는 글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얼마 전 통계청이 공개한 '2001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55만7천명으로 전년도 63만7천명보다 8만여명이 감소, 저출생률에 대비한 정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률에 대비한 국가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반면 100만쌍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국내 불임환자들은 여전히 보건복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현재 국민건강보험법 관련조항에 따르면 불임치료와 관련된 '보조생식술(체내·체외인공수정 포함)시 소요된 비용'은 건강보험급여 원리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보험급여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일정기간(보통 1년)내에 임신이 되지 않는 불임증의 경우 그 원인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와 약물치료, 혹은 외과적 수술요법으로 치료하는 경우에 실시한 검사에 대해서만 보험급여를 적용받고 있다.
때문에 불임여성이 정액검사, 초음파검사, 호르몬 검사, 배란검사, 자궁내막검사 등의 불임검사를 거쳐 인공수정, 체외수정술, 미세수정술등의 불임치료를 받는데 드는 비용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임신이 성공할 때까지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경우 수천만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불임여성들을 위한 인터넷 의료정보사이트 '아기를 기다리는 여성들의 모임'(아기모, www.agimo.org)의 한 관계자는 "불임 환자들 중에는 적지 않은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치료를 포기하는 저소득계층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며 "치료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이제 막 경제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한 사회초년병인 젊은 부부들은 치료비를 감당하기에 여러모로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적인 부담감은 결국은 치료 시기를 늦추는 요인이 되며 결국 불임치료의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게 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며 "더구나 기본적인 불임 검사에 드는 비용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불임여성들은 이러한 치료 자체가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자 정부에서도 불임여성을 위한 정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 첫 단계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복지부와 공동으로 이달 말부터 오는 11월말까지 불임치료 의료기관과 불임환자들을 대상으로 '불임 가정의 실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보사연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3월까지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을 위한 보고서를 작성할 방침이다.
보사연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불임환자 수를 조사한 결과 예상외로 많은 여성들이 불임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불임치료 의료기관이 대부분 민간의료기관이고 게다가 비급여 항목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불임환자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사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엇보다 불임치료 의료기관에서 불임시술에 대한 치료 성공률과 치료비 등의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실태조사가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며 "그러나 이번 실태 조사가 국내 불임환자들을 위한 보건복지 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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