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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의료분쟁 급증 민형사訴 年1천건 넘어
[ 2002년 12월 01일 12시 00분 ]
작년 한해 우리나라 전체 의료과오 소송건수는 총 858건에 달했다. 이는 민사소송만 집계한 것이며 형사소송을 포함할 경우 전체 소송건수는 1천건이 족히 넘을 것으로 추계된다.
지난 2000년 의료과오 소송건수는 738건이었으나, 지난해 858건으로 약 120건이 증가하는 등 의료과오 소송건수가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의료계서는 소극적 진료의식이 팽배해질 정도로 의료소송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가고 있다. 이에 대한 실상을 3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지난 95년부터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의료과오 소송들로 인해 대학병원들의 경우 1주일에 평균 3∼4번은 법정에 출두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과거 1주일에 한 번정도 법정에 나가면 됐지만, 지금은 3∼4번은 법정에 나가야 할 정도로 소송들이 증가했다"며 "종전보다 의료과오 소송건수가 3배 이상은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02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작년 한해동안 의료과오 소송은 1심이 666건, 항소(2심)심은 고등법원에서 121건, 지방법원에서 29건으로 총 150건, 상고(3심)심은 42건으로 총 858건이 접수됐다.

1심의 경우 지방(법원)별 접수건수가 전체 666건중 서울지역이 268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 145건, 부산 65건, 인천 43건, 수원 39건, 광주 27건, 창원 19건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의 경우 총 738건의 의료소송중 1심은 519건, 항소심은 190건, 상고심은 29건이었다.

특히 의료사고 분쟁은 주로 음성적으로 조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의료사고 분쟁건수는 연간 최대 1만건이 넘을 것이란 게 의료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처럼 매년 의료과오 소송들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 계기는 지난 95년 척추수술을 받고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가 서울의 S모 대학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법원이 확정판결을 내려진 다음부터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문을 통해 "수술후 하반신 마비가 올 수 있는 중대한 6가지 이유 외에 다른 원인을 입증하지 않는 이상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다"며 환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 의사 설명의무 책임 적극 적용

최근 의료판례들의 경향을 보면 대법원의 경우 2중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즉, 순기술적인 판단으로 의료행위가 의학적으로나 의술적으로 평가할 때 잘못됐는지 여부와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또 형사소송에서는 엄격입증책임원칙하에 검사가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을 하지 못한 경우 무죄로 선고하지만, 민사소송에서는 '입증책임완화이론'을 적극 적용, 과실과 인과관계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에따라 같은 사건에 대해 업무상 과실죄는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손해배상책임은 인정하는 판결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의료사고 소송이 많은 진료과목들은 산부인과, 외과, 정형외과,신경외과, 성형외과, 흉부외과 등으로 이런 과목들은 전공의들로부터도 점차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산부인과의 경우 한번 분만에 따른 수가가 대략 150∼200만원 정도지만,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몇천만원에서 많게는 몇억씩까지 손해배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분만장 설치를 회피하는 산부인과가 점차 늘고 있다.

의사들 수술등 위축 신기술 꺼리는 경향

또 의료과오 소송들이 늘어나면서 의사 입장에서는 방어진료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고 신기술·기법들을 도입하기 어려운 것도 현장에서 겪는 고충이다.

서울아산병원의 한 교수는 "환자 입장에서는 의료소송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소송이 제기되면 진료할 때 움츠려 들 수밖에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또 의료과오 소송은 항소율이 높은 것도 특징중 하나다. 1심의 경우 지난해 처리된 총 585건중 항소건수가 150건으로 항소율이 25.6%에 달했다.

이와 관련 대학병원 법무팀 관계자는 "한 사건으로 6번이나 수사가 진행된 적도 있다"라며 "특히 의료소송에서는 환자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정서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병원처럼 규모가 큰 병원들은 의료소송에 불복한 환자들이 농성을 벌이더라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지만, 중소병원 입장에서는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라며 "의료과오 소송에서 법원의 판결에 승복할 줄 아는 정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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