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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소송, 환자 승소율 대폭 높아져
[ 2002년 12월 02일 14시 23분 ]
"의료소송, 이제 더 이상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을 상대로 환자가 의료소송을 제기할 경우 원고인 환자측이 패소할게 뻔하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법원의 판결 경향이 병원의 무과실 입증책임을 적극적으로 묻는 쪽으로 바뀌고, 의료소송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변호사들이 늘어나면서 환자의 승소율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02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의료소송은 1심 666건, 항소심 150건, 상고심 42건 등 총 858건이었으며, 소송 결과는 1심의 경우 585건 중 원고(환자측) 승소율이 62.4%로 2000년 원고 승소율 56.7%에 비해 5.7%P나 높아졌다.

지난 90년대초 20% 미만에 불과하던 원고측 승소율에 비하면 거의 3배 가까이 높아진 셈이다.

▲병원의 무과실 입증책임 강화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의료소송 제기시 가장 힘든 문제가 의사의 과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사실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실제 의사의 과실이 있다하더라도 이를 입증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며, 변호사라 하더라도 이같은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자 소비자단체등을 중심으로 의료소송시 병원의 무과실 입증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법원의 판결도 점차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대법원 민사2부는 지난 2000년 심장병 수술 후유증으로 숨진 환자의 부모가 J병원과 수술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의료행위에 대해 일반인이 의사과실과 사고원인간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어렵다"며 "수술중 사망원인이 된 증상이 생겼다면 의사과실외 다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대법원은 또 정맥주사를 맞은 뒤 뇌성마비를 일으킨 환자의 부모가 해당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병원측이 무과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병원측에 책임이 있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리는 등 병원의 무과실 입증책임을 적극적으로 묻고 있다.

의료소송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법무법인 한강' 관계자는 "최근 의료소송의 법원판결 경향은 전반적으로 의사의 주의의무를 거의 무한대로 요구하는 등 병원의 과실인정폭이 점차적으로 넓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의료전문 변호사의 증가

의료소송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변호사의 증가도 환자측의 승소율을 높이는 한 요인이다.

의료소송 전문변호사들은 관련 분야의 오랜 경험을 통해 쌓은 의학지식을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사건의 핵심을 짚어내며, 환자측의 승소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 출신 변호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들의 입지가 더욱 굳어지고 있다.

게다가 의료소송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대형 로펌(Law Firm)이 생겨나면서 의료소송에 대한 종합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간호사 출신으로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로 활동중인 손명숙 변호사는 "최근 들어 사법연수원 내에서 의료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워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의료소송에 관심을 가지는 변호사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료기록 열람 허용·의료정보 획득 쉬워져

지난 2000년 7월 환자의 진료기록 열람을 허용한 의료법 개정안이 적용되면서 환자들이 의료기록이나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의료소송에서 환자측의 승소율을 높이는 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현재 개정된 의료법 제20조 1항에 따르면 진료기록 공개를 요구할 수 있는 인적범위는 '환자, 그 배우자, 그 직계존비속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혹은 환자가 지정하는 대리인)' 등 상당히 광범위하다.

이는 개정전 '원칙적으로 의료인은 환자에 대한 기록을 열람시키거나 그 기록의 내용탐지에 응해서는 안되므로 환자의 진료기록사본교부 요청이 있어도 이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과 비교할 때 진료기록에 대한 접근이 한층 쉬워진 셈이다.

이에 따라 의료분쟁 발생시 환자들이 보다 신속하게 관련 진료기록을 재판자료로 제출할 수 있게 됐다.

손명숙 변호사는 "진료기록 열람이 허용되면서 환자들의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훨신 높아졌다"며 "또한 최근 들어 의료분생 발생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나 단체가 늘어났고, 인터넷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얻기가 훨씬 쉬워진 측면도 환자측 승소율을 끌어올리는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上]의료분쟁 급증 민형사訴 年1천건 넘어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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