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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과대학, 인권의 사각지대?
[ 2002년 11월 28일 03시 37분 ]
"의과대학은 국민의 생명과 삶의 질 향상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의료기관의 의사들을 배출하는 인재배양의 터전이다."

따라서 의대는 생명을 담보로 전문인을 양성하는 곳 답게 그 어떠한 대학보다 철저한 교육과 훈련이 시행돼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대는 유급제도와 교육방식이 비합리적으로 운영돼 의대는 인권의 사각지대(?) 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학생들의 인권이 무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사한 내용을 담은 한 통의 편지가 얼마전 기자에게 전달됐다.

H의대 본과 3년생이라고 밝힌 이 학생은 "의대에서 한번 유급을 당하면 본인의 정신적 고통은 물론 가정의 경제적 부담, 주위의 시선, 정상적으로 이수했던 과목을 다시 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우울증, 심지어 신경증 증상까지 나타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의과대학들은 과목이 대부분 필수 전공으로 한 과목만 F학점을 받아도 유급하도록 돼 있고 예외인 경우는 거의 드물다.

특히 유급을 당하면 F학점을 받지 않은 과목들도 모두 재수강하는 경우가 국내 39개 의과대학중 64.1%인 25개 대학에 달한다.

지난해 2학기 기준으로 국내 의대생들의 유급률은 본과 1년차의 경우 100명중 8명이 유급해 가장 많았고, 2년차의 경우 5.9%, 3년차 3.1%, 4년차 1.6%로 각각 나타났다.

이 조사결과는 연세의대 이수곤 교수와 고려의대 이은일 교수가 지난 9월25일부터 10월23일까지 전국 41개 의과대학에 총 779부의 설문지를 배포, 조사한 것이다.

전문인을 양성하는 곳 답게 유급을 많이 시켜서라도 훌륭한 인재를 교육시키겠다는 학교측 입장과 공부를 열심히 하지 못한 학생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의대 등록금이 600∼700만원에 달해 경제적 부담과 함께 재수강으로 인한 인력 및 시간낭비 등을 감안할 때 유급제도의 개선과 F학점을 받지 않은 과목 모두를 무효화하는 폐단은 속히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유급이라는 제도를 통해 겉보기로 드러나는 국가고시 합격률과 병원수익을 위해 평범한 의대생들에 정신적, 경제적 가혹행위를 하고 있지는 않는지 다시한번 되새겨 볼 때가 아닌가 싶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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