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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법' 제정 급선무
[ 2002년 12월 03일 13시 09분 ]
의료분쟁은 진료행위 과정에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안이다.
이에 따라 의료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분쟁이 발생했을 경우 원만히 조정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동안 의료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의료심사조정위원회가 운영돼 왔지만, 이는 '시늉내기' 수준에 불과하고 의료사고 피해자들은 그동안 정부의 무관심 속에 방치돼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지방의료심사조정위에 접수된 의료분쟁 조정 신청건수는 지난 98년부터 작년까지 총 54건에 불과하며 조정률도 25%를 밑돌 정도로 유명무실한 상태다.
▲중립적인 의료분쟁조정위원회 구성해야
지난 14대 국회 때부터 정부입법으로 의료분쟁조정법안이 국회에 상정됐으나, 법조계, 의료계, 시민단체 등 관련단체간 의견 차이로 입법화가 무산돼 왔다.
그러나 지난 10월23일 국회 보건복지위 이원형 의원(한나라당)을 비롯 44명이 수정된 의료분쟁조정법안을 제출, 내년 2월 임시국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제출된 법안에서는 그동안 법조계의 반발이 극심했던 조정전치주의와 관련 종전의 '필요적 조정전치주의'에서 '임의적 조정전치주의'로 변경돼 법조계도 별다른 이의제기를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7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던 형사처벌 특례조항도 이번 의원입법안에서는 5가지가 새로 추가, 총 12가지 항목으로 늘어나면서 의료계의 입장이 반영됐다.
또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금의 부담주체를 놓고 건강보험공단, 국가는 물론 의료인 및 의료기관 단체도 참여시켜 의료기관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형평성을 감안할 때 합의점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다.
한림대 법학부 이인영 교수는 "그동안 의료분쟁조정법은 조정전치주의, 형사처벌 특례조항, 무과실 보상금 부담주체를 놓고 마찰이 발생했지만, 의료분쟁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의료분쟁조정법안이 하루빨리 입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의료분쟁조정법의 핵심은 중립적인 의료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라며 "시민단체, 공익단체, 의료계 등의 대표가 균형 있게 포함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안내용 의료계·시민단체 일부 불만…"반드시 필요" 공감
현재 국회에 제출된 의료분쟁조정법안에 대해 의료계와 시민단체 양측 모두 어느 정도 불만을 갖고 있다.
의료계의 경우 법안 내용중 '임의적 조정전치주의'보다는 '필요적 조정전치주의'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의협 정효성 법제이사는 "일부 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의료분쟁조정법이 의사를 위한 법이라고 비난하지만 법이 제정돼 의사의 소신진료가 가능해지면 결국 그 이익은 환자와 사회에 환원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참여연대는 의료분쟁조정법안 중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보상 조항 등 일부 항목을 폐지해야 하며,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는 "의료사고의 경우 피해자측에서 과실을 입증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며 "따라서 보상의 책임을 국가가 지게 될 경우 환자 및 그 가족들과 의료인들간 분쟁·갈등 발생의 위험을 국가로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참여연대는 또 "보건의료인 등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조항가운데 업무상과실치상죄 중 경과실치상에 대해 반의사불벌죄로 하는 것은 동의하나 중과실치상죄를 반의사불벌죄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 및 시민단체들 역시 의료분쟁조정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인 손명숙 변호사는 "의료소송이 급증하면서 의사들이 과잉진료를 하거나 방어진료를 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며 "의료분쟁조정법이 제정돼 의료분쟁이 법원을 통하기보다는 조정 방식으로 해결되면 환자나 의사 모두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극단적인 대립관계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따라서 분쟁시 환자 및 보호자와 의사가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의료분쟁조정법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上]의료분쟁 급증 민형사訴 年1천건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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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의료소송, 환자 승소율 대폭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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