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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醫 "우리가 직접" 자정활동 바람 분다
[ 2002년 12월 26일 11시 11분 ]
적정 이윤을 보장받고자 하는 의료계와 건강보험재정 안정을 위한 정부의 고강도 삭감은 앞으로도 의정간 대립의 단초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수가 인상과 인하를 둘러싼 의정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서는 "이제 더 이상 의료계 문제를 정부 손에 맡기지 않겠다"는 자정 바람이 여러 분야서 목격되고 있다. 정부의 법이나 규제와 무관하게 의사들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그 해결책과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의 현재와 그 발전 가능성을 2회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註]

[上]"우리가 직접" 자정활동 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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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치료적 포괄 가이드라인 제정…" '환자' 우선했다"

논란을 빚었던 소화기관용약제 고시 폐지 이후 의협은 자정개혁 차원서 '소화기관용약제 자율처방지침'을 만들기로 결정, 이달 중순 이를 전격 발표했다.

내용은 히스타민수용체차단제와 위장관운동개선제, 프로톤펌프억제제, 방어인자증강제, 정장제 등 5개 분야에 해당하며 고가약 처방에 대한 포괄적 가이드라인이다.

또 여러 가지 무분별한 약의 복합처방으로 문제가 됐던 비만치료도 의협은 전문학회 토론회를 열어 약품의 분류·사용과 검증된 치료를 중심으로 한 가이드라인 마련의 시급성에 대해 논의했다.

비만 치료지침은 아직 의협의 공식 입장으로 확정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 의료계와 비만학회 등이 시도하는 자정활동이라는 맥락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토론회서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박혜순 교수는 미용이 아닌 고혈압, 당뇨병의 치료모델과 유사한 방식으로 치료에 접근하는 `비만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근거한 권고안'을 발표했다.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한 교수는 "이번 자율처방지침들은 둘다 심사기준이 아닌 치료적·학문적 측면의 가이드라인으로 포괄 접근을 한 것"이라며 "이는 의사나 정부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 의사 스스로의 도덕적 판단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비만치료지침 토론회에서는 예상시간을 2시간 넘겨가며 열띤 토론이 벌어졌었다"며 "이는 의료계 스스로의 자정활동 움직임에 대한 의사들의 큰 관심도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절경수술·제왕절개 감소 우리가 직접…"

산부인과 의사들의 제왕절개율 줄이기와 정형외과 의사들의 관절경 수술 바로잡기도 자정활동의 일환.

산부인과에서는 40%가 넘는 우리나라의 높은 제왕절개율의 원인과 관련, 정부와 의사들간 입장 차이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왕절개를 줄이기 위한 정부차원의 규제책이 거론되고 있었다.

또 정형외과의 경우도 관절경 시술 등은 기계들을 대부분 수입, 보험수가가 높아 정부의 삭감 대상이었으며 의사들이 쉽게 청구하지 못하도록 돼있어 이와 관련한 의정간 골이 깊어가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같은 문제들과 관련, 산부인과와 정형외과 학회·개원의협의회는 "정부의 규제나 삭감 등과 무관하게 의사들이 먼저 발벗고 잘못 바로잡기에 나서자"며 자정활동에 돌입했다.

정형외과 학회와 개원의협의회는 관절경 시술을 위한 MRI 등의 정확도가 80% 내외에 그치는 점이나 삭감을 위한 구체적 데이터나 적정선이 정해져 있지 않아 공단의 개별적이고 일방적인 삭감이 진행돼 왔던 점 등에 착안, 활동에 착수했다.

학회는 일단 각 의료기관별 진단방법이나 양사 비디오 등을 이용, 각 회원들과 삭감과 검사의 적정 기준을 확보하기 위한 의견을 조율 중이다.

산부인과 학회와 개원의협의회 역시 제왕절개율이 40%가 넘는 의료기관의 명단을 넘겨받아 그 원인에 대한 의견을 취합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무릎이 아프다고 무조건 관절경을 하겠다고 고집하는 환자들이 많았다"며 "이같은 환자들에게 관절경 수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을 선택토록 권유하는 것을 자정활동의 첫 걸음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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