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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政, 자정활동 통해 '윈-윈' 기대
[ 2002년 12월 27일 13시 39분 ]
적정 이윤을 보장받고자 하는 의료계와 건강보험재정 안정을 위한 정부의 고강도 삭감은 앞으로도 의정간 대립의 단초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수가 인상과 인하를 둘러싼 의정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의료계서는 "이제 더 이상 의료계 문제를 정부 손에 맡기지 않겠다"는 자정 바람이 여러 분야서 목격되고 있다. 정부의 법이나 규제와 무관하게 의사들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그 해결책과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의 현재와 그 발전 가능성을 2회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註]


[上]醫,"우리가 직접" 자정활동 바람 분다
[下]자정활동 통한 醫-政 '윈윈'기대


◆바람직한 자정활동 위한 상호 신뢰 조성 '과제'

이번 자정활동의 자율처방지침 제정과 관련, 의료계는 "포괄적 접근이다"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정할 경우, 보험재정상 현실화되기 어려울 수 있고 단순 권고안이 아닌 이를 따르지 않는 의사들에 대한 매도 수단이나 정부의 규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의 한 회원은 "이번 지침들은 개별약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이라기 보다는 고가약에 해당하는 경우에 치중해 있다"며 "이는 현재 한발 물러서 있는 정부의 규제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회원들의 반론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형외과와 산부인과 학회·개원의협의회 역시 자정활동의 결과 통계에 대해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자정활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정부의 삭감책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와 불신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한 교수는 "현재 의료계의 자정활동은 국민에게 올바른 의료정보를 제공하려는 치료적 측면의 성격이 강하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함께 수용할 수 있는 심사기준 측면의 지침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 분위기 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많은 투쟁을 야기시켜온 수가를 둘러싼 본질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심사기준의 공감대를 형성시킬 수 있는 지침이 필요하고 또 이를 위해서는 서로의 신뢰를 전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현재와 같은 포괄적인 자정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간다면, 의료계가 아닌 정부도 함께 스스로 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인다면, 결국 신뢰감 구축을 통한 바람직한 자정문화정착은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존경받는 의료계·정부로...의료문화 전반 정비 '기대'

자정활동 문화를 의료계 전반적 문화로 확산시킨다면 국민의 신뢰감은 자연히 높아지게 될 것이고 이는 존경받는 의료계 형성의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 자정활동에 착수한 의료계는 관측한다.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한 교수는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정부와 다투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에게, 규제나 법에 의해 움직이는 의료계의 모습을 보고 있는 정부에게 의료인에 대한 신뢰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건보재정난의 문제점은 의사들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의사의 진료상 판단력이나 도덕성을 해치지 않는 방향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일방적 삭감책도, 이에 맞서는 의료계의 강경한 투쟁 모습도 옳지 않다는 것이다.

정형외과 개원의협의회 관계자는 "미국같은 경우 법에는 하자가 없어도 의협이나 개원의협의회에서 어떤 의료기관이나 의사의 치료에 문제가 있다고 결정났을 경우 전문의 자격까지 정지시킬 수 있을 만큼 강한 자정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사 스스로 도덕성과 히포크라테스 정신에 입각해 환자를 대하는 자정활동문화가 일반화된다면 신뢰감 회복과 함께 존경심이 자연스럽게 뒤따라 미국과 같은 역량있는 의료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도덕적인 조건에 따른 의료계의 자정활동은 의료계의 역량을 향상시켜 정부와의 대등한 관계로 의견을 조율하고 협조, 상호 발전할 뿐 아니라 국민들도 바람직한 의료를 수혜받는 '윈윈(Win-Win)'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남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정부와 의료계, 국민들이 의료계의 자정활동을 통해 한자리에 모여 서로 토론하고 논의하는 場이 마련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의료계뿐 아니라 정부, 국민 모두가 각자의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인다면 더욱 바람직한 보건의료문화 정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끊임없이 지속돼온 의-정간 갈등속에서 이제 첫 걸음을 뗀 의료계의 자정활동 실험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上]醫,"우리가 직접" 자정활동 바람 분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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