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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盧 대통령 당선자와 재벌(?)병원
[ 2003년 01월 06일 06시 00분 ]
얼마전 기자는 한 병원 관계자로부터 메일 한 통을 받았다. 기자의 '재벌병원'에 대한 견해를 궁금해하며 노무현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재벌병원들의 긴장된 분위기를 전하는 글이었다.

노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의료계에는 사뭇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소위 '재벌 병원'으로 일컬어지는 서울아산이나 삼성서울의 긴장감은 이보다 더하다.

노 대통령 당선자의 진료비 총액 상한제 도입과 성분명처방 법제화 등 의료정책에 '반(反)재벌 친(親)노조'적 정책이 가해져 다가올 여파의 우려 때문.

개원시부터 의료계에서 '재벌'이라 부정적으로 치부되던 집단적 이데올로기에 지쳐있는 이들 병원들이 노 대통령 당선으로 반(反)재벌 정책이라는 고비를 맞아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노 당선자는 이 같은 '반(反)재벌 정책'이 대기업에 대한 차별로 오인될 가능성을 불식시키기 위해 최근 "재벌은 재벌이고 대기업은 대기업이다"라고 개념을 정립한 바 있다.

이 발언을 액면대로 해석하면 '대기업'은 괜찮고 '재벌'은 나쁘다는 이분법적 사고가 적용되는 듯 보인다.그러나 대기업과 재벌의 명확한 개념 분리는 모호하고 '재벌'을 무조건 나쁘다고 백안시 할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모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삼성은 올 연구개발 투자액만 4조 3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새로운 연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 삼성서울병원 역시 개원 이래 8년만에 국내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거의 전부문 1위를 차지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와 함께 서울아산이나 삼성서울은 병원계에 서비스 개념을 처음 도입, '환자중심 문화'를 병원계 전반으로 확산시키는데 선구자적 역할을 담당했다. 의료 술기(術技)를 한차원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했다.

이 같은 노력과 성과들은 전체적인 병원계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공과' 측면서 '재벌'의 이미지가 긍정적 역할을 했음을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삼성의료원의 한 교수는 "노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재벌은 물론 재벌 병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어떤 집단에 대한 흑백 논리가 아닌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기준을 국민들에게 먼저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서 새 정권이 '재벌'을 집단화 한 '반(反)재벌' 정책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그 내부의 시비(是非)를 가려 그른 것을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자세가 더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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