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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응급의학전문의 24시간 상주 虛와實
[ 2003년 02월 03일 13시 24분 ]
정부는 지난달 30일 응급환자의 범위를 8세 이하로 확대하고 24시간 응급의료기관 전문의 상근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오는 10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의료관리료 경감과 의약분업 제외 혜택 등 현재 전국적으로 50%정도인 응급처치 단계의 높은 사망률을 선진국 수준인 10~20%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그 의의를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의의를 살리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지적이 많으며 단계적으로 실질적인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24시간 응급의학전문의 상주는 공감대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15개 권역응급의료센터에는 응급의학전문의를, 지역응급의료센터에는 전문의를, 지역응급의료기관에는 의사를 24시간 상시 근무인력으로 두도록 그 지정기준을 강화했다.
이같은 개정안의 취지와 논리에 대해 병원과 의료진들은 합당하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응급의학전문의가 응급환자를 진료할 경우 전공의가 진료할 때 보다 당일 퇴원율이 높아지고 재입원율도 감소할 뿐 아니라 전공의 응급처치로 인한 의료사고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 전공의들이 진료에 소진했던 시간을 교육에 전념할 수 있어 전공의 지원율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강남성모병원 응급의학과의 한 전공의는 "이번 개정안이 환자의 응급처치 사망률 감소 등 환자를 위한 것임은 물론 의료체계 정비를 위해서도 향후 국내 응급의학이 지향해야 할 올바른 개선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문인력 절대부족…업무 과중으로 역효과 유발
지난해 5월 정부가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대한 현지점검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총 18개소중 응급의학전문의 정원을 확보한 곳은 단 7개소 뿐이다. 안성의료원, 양평 길병원 등 응급의학 전문의가 한명도 없는 병원도 있었다.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우리 병원의 경우 응급의학전문의가 3명에 불과하며 인근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의정부성모병원도 2명으로 현재 각 의료기관이 확보하고 있는 응급의학 전문의 인력은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상황서 응급의학전문의를 24시간 상주시킨다는 것은 소수의 응급의학전문의 2~3명에게 모든 관련 업무를 과중하게 부담시키게 된다"며 "과중한 업무는 심신의 피곤과 집중력 저하로 이어져 의료사고 발생 등 역효과를 유발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역시 "지금도 의료진 회의가 열려도 응급의학과 담당 교수나 전문의들은 거의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무가 더 과중될 경우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 응급의학과 관련된 문제점과 발전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당하게 될 것"이라고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교수는 또 "이 같은 업무 과중 현상이 되풀이된다면 이를 지켜보고 있는 의대생들의 응급의학 지원율은 더욱 급감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인력부족과 업무과중이 연속되는 악순환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내실있는 정책통한 인력확충 등 근무여건 시급히 개선
이번 개정안에 대한 의료계의 결론은 24시간 응급의학전문의 상주가 올바른 방향이긴 하나 인적자원이 충분치 못한 현실상 실현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오히려 역효과를 유발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번 개정안은 현재 국내 응급의료체계 문제점 해결의 시급함을 정부가 인지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범위를 확대하거나 기준을 강화하는 등 표면적 제도의 개선이 아닌 응급의료체계를 정확히 파악, 내실있는 세부정책 변화가 뒤따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역시 " '응급의료'라는 진료의 시급함과 난점 등을 고려해 1개 응급의료기관에 적어도 6명 이상의 전문의가 확보돼야만 24시간 상주근무 개정안의 효력이 정상적으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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