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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이식법률개정안 윤곽…활성화 기대
[ 2003년 02월 05일 03시 05분 ]
그동안 의학계의 반발과 각 병원간 이견으로 논란을 빚어왔던 '장기이식에관한법률시행령·시행규칙'이 이달 27일 발효를 앞두고 그 윤곽이 드러났다.

최근 복지부는 KONOS와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의 장기이식센터 관계자들과 연석회의를 갖고 그간 제출된 의견서들을 검토, 이식학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존 입법예고 개정안대로 통과시킬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식학회, '공정분배' 고려 세부규칙 의견 제출

이번 개정안과 관련, 논란의 단초는 '뇌사판정 대상자의 가족이 특정한 뇌사판정 대상자 관리 전문기관을 지정하고 그 사실을 국립장기이식관리기관에 통보한 경우에는 해당기관이 뇌사판정대상자를 관리한다'는 규정이다.

이식학회는 이에 대해 '공정분배'와 '일부기관 독점가능성'을 고려, 뇌사자 가족이 중복해서 동일 의료기관을 지정할 때는 해당 병원에서 장기 한 개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KONOS에서 타 병원에 분배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한 뇌사자 장기적출 의료기관(이하 HOPO)에서 장기를 우선 사용할때도 조직적합이 잘 맞는 장기수취자가 다른 병원에 있을때는 이를 해당 HOPO에서 사용하게 해야 하며 HOPO가 아닌 병원에서 뇌사자가 발생, 유가족이 기증병원을 지정하지 않는 경우는 해당 HOPO에서 순번대로 뇌사자 장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식학회 고용복 이사장(강남성모병원 외과)은 "지난 2000년 2월 장기이식법 시행 후 장기이식수가 1/3이상 현저히 감소, 가톨릭의료원도 연간 30~40건이었으나 지난해는 5건에 불과했다"며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원론적으로 이번 개정안에 찬성하나 세부 규칙에 있어 일부 병원의 독점과 편중을 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정부 "병원간 공동분배보다 환자 이식기회 확대 우선"

이같은 학회측 반발에 복지부와 서울아산병원 및 삼성서울병원 등 일부 병원에서는 "이식과 같이 환자의 생명이 경각에 달려있는 시급을 다투는 일에는 환자의 이식기회를 확대, 환자의 입장에서 법안을 개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복지부는 "장기이식법 시행이후 뇌사자 관리병원이 뇌사자를 발굴해도 해당병원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되지 않아 뇌사자 발굴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며"뇌사자 발굴 병원에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장기이식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모든 뇌사자 관리 병원이 뇌사자 발굴에 적극 나서게 되면 특정병원이 장기이식을 독점하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왔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의 한 교수는 "이번 법안은 적극적인 뇌사자 발굴 관리를 가능토록 해 뇌사자 장기기증 증가와 더불어 대기자와 가족은 물론 일선 의료진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학회 "개정안 지켜보며 대안 마련"…기관 경쟁력 구비 시급

학회의 반발에도 불구, 개정안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식학회에서는 장기이식활성화를 위한 이번 개정안의 시행여부를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고 이사장은 "장기이식 활성화를 인정한다는 측면서 일단 이번 개정안 발효 이후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이와 함께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 학회는 그 대안에 대해 충분한 연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00년 이전에도 몇몇 의료기관에만 장기이식이 집중됐던 원인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이같은 원인을 분석, 장기이식활성화와 함께 장기이식 독점화를 막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년 100여건이 넘는 장기이식을 실시하며 최다 이식건수를 기록해왔던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의 한 교수는 "장기이식이 일부 병원에 편중된 이유는 뇌사자 가족들이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 기관의 명성과 장비구비능력, 이송의 신속성 등을 분석해 이에 따라 함께 움직이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번 장기이식개정법안을 통해 장기이식활성화와 함께 부여된 뇌사자 가족의 기관 선택 자율권에 부합되도록 각 의료기관이 장기이식 수행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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