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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설명서, 어렵다 너무 어려워!"
[ 2003년 02월 17일 11시 52분 ]
"○○○○은 서방형 제제이므로 정제를 으깨거나 씹거나 녹이지 말고 그대로 삼키십시오"

시중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의 설명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도대체 이 문구 속의 '서방형 제제'나 '정제'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17일 국립국어연구원(원장 남기심)이 의약품을 비롯해 컴퓨터, 자동차, 휴대 전화 등 74종 372건의 설명서를 조사한 결과, 상당수 제품의 설명서에 어려운 어휘나 비문에 가까운 표현이 많아 사용자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립국어연구원은 지나치게 어려운 용어나 어구가 포함된 문장 단락 836개를 뽑아 쉽게 고친 '제품 설명서의 문장 실태 연구 1'을 최근 발간했다.

보고서에서 지나치게 어려운 용어나 어구로 표현한 문장을 쉬운 우리말로 고친 사례를 살펴보면,

『통상 성인 초회량은 40∼60밀리그람/1일, 노약자는 20∼30밀리그람/1일을 경구투여하며 유지량은 5∼10밀리그람/1일 입니다
→첫 회 복용량은 보통 성인의 경우에 하루 40∼60 밀리그램, 노약자의 경우에 하루 20∼30 밀리그램이며, 두 번째 이후의 복용량은 어느 경우나(또는 구분 없이) 하루 5∼10 밀리그램입니다.

○○○○은 서방형 제제이므로 정제를 으깨거나 씹거나 녹이지 말고 그대로 삼키십시오.
→○○○○은 체내에서 서서히 균일하게 분산되는 성질을 띤 약이므로 알약을 으깨거나 씹거나 녹이지 말고 그대로 삼키십시오.』등의 문장이 지적됐다.

이밖에 ▲이와 같은 효과는 상가적으로 증가될 수 있으므로 ▲대량 또는 광범위에 걸친 장기간의 사용 ▲치료상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상회하다 등이 의약품과 관련해 부자연스러운 표현으로 지적됐다.

국립국어연구원은 "문법에 맞지 않거나 사용자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어렵게 쓴 제품 설명서가 너무 많다는 것은 우리 언어 문화의 후진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제품 설명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국어 문장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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