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DDA(도하개발아젠다) 협상과 관련, 의료계가 외국 의료인력의 국내 진입과 영리법인을 조건부로 허용해야 한다고 공식 천명했다.
이는 복지부가 1차 시장개방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돼 앞으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의협 병협 등 의료계 8개단체로 구성된 WTO DDA 의료공동대책위원회는 최근 양허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WTO 회원국이 오는 3월말까지 제출토록 한 1차 양허안(시장개방안)에 대한 각 협회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의협은 DDA 협상의제인 Mode4(자연인의 이동)에 대해 "상대국 면허취득제도가 우리나라와 동등하다는 평가를 전제로 이들 국가의 면허소지자가 국내에 취업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인성 의협 기획이사는 "이는 외국 의료인력이 국내로 진입하고자 할 때 그 나라의 의사면허취득절차, 즉 교육과정과 면허시험 내용이 우리나라와 질적으로 동등하다는 평가를 내릴 경우 해당국의 면허를 국내의 것과 동등한 것으로 인정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들 국가의 면허를 소지한 의사가 국내에 진출하고자 할 때 추가로 별도시험을 봐야 하는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협은 정부에 의사국시 개선, 면허 취득전 의학교육 요건 강화, 면허관리기구 설립 등을 건의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6월말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에 낸 양허요구안(시장개방요구안)을 통해 국내 의사인력 진출을 허용하고, 필요하다면 상호면허인정(MRA) 협정을 체결하자고 제의한 바 있으며, 반대로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우리나라 의사 인력시장을 개방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병협도 Mode3(상업적 주재)의 핵심쟁점인 외국 영리법인 허용에 대해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
병협 노성일 경영이사는 "회원병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0.7%가 외국 영리법인 허용에 대해 찬성했으며, 특히 서울시 소재 병원의 찬성률이 52%에 달해 협회가 이 분야 시장을 개방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리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 이사는 "DDA협상이 종결되는 2005년 1월 이전까지 국내 관련 규제에 대한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병협은 의료시장 개방에 대비해 국내 병원의 경쟁력 강화, 병원의 공공성 강화, 종합전문요양기관 지원 등 종합 대책 수립, 영리법인 도입, 전문병원 도입, 개방병원 도입, 병원경영 투명화, 정보화(ERP, EMR), 의료인력 훈련 및 교육, 교육연구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 등을 복지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의료시장 개방이 국내 의료기관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국민의 의료복지 증진에 긍정적 효과를 주며, 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취약한 국내 병원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병협의 주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에 인공수정, 척추·관절 등 일부 분야 병원 개방을 요구했으며, 호주 등이 우리나라에 영리법인 허용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치협과 한의협은 관련 시장개방에 전면 반대했고, 간협과 조산협은 의협과 마찬가지로 당사국간 면허상호인정을 전제로 인력시장을 개방할 수 있다는 제안을 냈다.
반면, 복지부는 내달 1차 양허안을 제출하지 않고, 각국의 협상 추이와 국내 관련 규제 정비방향을 확정한 뒤 시장개방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여러차례 천명, 4월부터 본격화될 서비스협상을 앞두고 정부와 관련단체간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