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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신상진회장 "정부, 할테면 해봐라…"
[ 2003년 02월 24일 03시 31분 ]
지난주 개원의협의회 주최로 열린 의협회장 후보 토론회는 오후 10시를 넘어 3시간여 휴식없이 진행됐다. 6명의 후보들은 그 동안 몇 차례 토론회에 참석해서 노하우를 터득했는지 달변의 솜씨를 발휘했다. 열정이 과해 "나 아니면 안된다"식의 유아독존적 논리도 목격됐다.

토론회에서는 다양한 주제와 질의에 대한 응답이 이뤄졌다. 이중 주목할 만한 대목은 바로 신상진 회장의 답변이었다. 신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정부가 할 테면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현재 정부가 보험재정 절감책의 일환으로 추진을 검토중인 의료기관 총액계약제와 성분명 처방 관련 질의에서 말미에 답한 것이다. "말도 안되는 정책이고 의료계가 다시금 오히려 단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가 부연한 논리다.

기자는 이 말을 듣고 아연 의아해졌다. 혹, 현 회장이 아니라면 다소 선동적 발언이라고 치부할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년 4개월여 의협 회장직을 수행한 당사자이다.

누구보다 정부와 대립된 상황에서 투쟁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를 잘 알고 있다. 더욱이 그는 회장 재임시 중국 민항기 추락과 수해로 두 차례 투쟁을 연기했다.

고민과 번민을 거듭한 그는 외부 요인에 의해 자신의 뜻을 접어야 했다. 당시 걷잡을 수 없는 비판과 비난이 들끓었다. 투쟁에는 내부뿐 아니라 돌발적 외부 요인도 무시 못한다는 것을 절감했을 그다.

더욱이 강행했을 경우 국민적 냉소와 언론의 외면, '정책의 칼자루'를 통해 다양한 압박카드를 동원한 정부를 상대로 투쟁은 힘에 버겁다는 것을 누구보다 뼈져리게 느꼈을 것이다. 그런 측면서 '핫 이슈'라 해도 신회장, 아니 차기 의협회장 후보의 발언으로는 적절치 못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신회장이 답변한 내용은 현실적으로 의료계가 수용할 수 없는 사안이다. 하나는 시장경제 자체를 뒤흔들고 또 하나는 의약분업의 근간을 뒤짚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회장은 그가 회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이 대목서 '모 아니면 도'식의 발언은 삼갔어야 하지 않나 한다. "어렵고 힘들지만 대화와 타협과 정치력을 통해 현명하고 실속있게 해결하겠다"고 답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회장 경험자로서 그의 경륜이 빛이 나고 또한 그가 다른 후보들이 회장감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한 "경험없는 사람이 회장이 되면 수업료를 내야 한다"는 논리와도 부합되지 않을까 하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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