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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계 춘투 도래…올 '산별교섭' 최대쟁점
[ 2003년 03월 10일 21시 10분 ]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기운이 점점 짙어지고 있지만 병원 노무담당자들에게는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을 듯' 싶다.
오는 4월초부터 병원 노사간 임단협 협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 임단협 협상에서는 지난해 보건의료노조가 이미 예고한 것처럼 산별교섭 제도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보건노조 적극적 의지=
이미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임단협협상에서 '산별교섭 제도화'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적극적인 투쟁을 벌였다.
산별교섭이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가 만나 임금과 근로조건을 한꺼번에 결정하고, 이를 동종 산업내 모든 회사에 적용하는 노사 교섭 방식.
그동안 병원계에서는 노사협상 때마다 개별 병원 노사간 교섭을 실시해왔고, 각 병원노조는 지역노동위에 산별적으로 쟁의조정신청을 접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처음으로 전국 100여개 병원노조가 집단적으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서를 접수, '산별교섭 제도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보건의료노조 이주호 정책국장은 "지난해 실시된 임단협협상에서 63개 병원이 산별교섭에 합의했고, 현정부에서도 산별교섭 제도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산별교섭 제도화가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올해 임단협에서는 이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산별교섭이 실시될 경우 사용자 대표 단체로 당연히 병협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중소병원 위주로 구성된 병협이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등 병원계 전체를 대표하기 힘들다는 점도 딜레마로 작용한다.
이 국장은 "병협이 지금 당장 사용자 단체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나서기 힘들다면 과도기적으로 각 병원장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체를 통해 보건노조와 협상을 벌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사용자측은 '부정적'=
보건의료노조가 이처럼 산별교섭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반면 병협등 병원 사용자측은 아직까지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지역 대학병원의 한 노무담당자는 "지난해 임단협협상에서 대학병원을 포함한 상당수 병원이 노조의 산별교섭 요구를 수용했다"며 "문제는 보건의료노조와 산별교섭을 가질 병원 사용자 단체의 대표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병원장들 가운데 상당수가 산별교섭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점도 산별교섭 도입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병협이 전국 150개 의료기관 원장을 대상으로 노사관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5%는 노조가 주장한 산별교섭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절대수용불가 28%, 수용불가 37%)는 입장을 밝혀 산별교섭 제도화가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산별교섭이 실시될 경우 노사간 교섭이 더욱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감도 제기됐다.
대형병원의 한 관계자는 "각 병원별로 그 규모나 경영상황에 따라 임금체계가 틀린 만큼 산별교섭 후 다시 각 병원별로 개별교섭을 진행하는 비효율적인 이중교섭 체제가 될 것"이라며 "이 경우 노사간 교섭이 더욱 장기화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보건의료노조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산별교섭을 통해 모든 것을 협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일단 산별교섭을 통해 노사협상의 큰 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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