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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빙자 의사 칼럼기고 '경계령'
[ 2003년 03월 12일 03시 07분 ]
서울의 산부인과 P 전문의. 그는 최근 K 일간지의 부탁을 받고 전화하는 것이라며 신문에 게재할 칼럼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 현재 문제시되고 있는 호르몬대체요법과 천연호르몬요법에 관한 원고를 작성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흔쾌히 칼럼요청을 받아들여 선불로 고료를 받고 "부분적으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 호르몬대체요법을 사용한다면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천연호르몬대체요법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원고를 넘겼다.

하지만 신문에 게재된 내용은 자신의 원고를 일부 편집, 최근 불어닥친 ○○석류에 대한 전면 광고 옆에 나란히 실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천연호르몬요법제로서의 석류를 홍보하는데 사용됐다. 이후 한동안 제품을 문의하는 빗발치는 전화로 그 의사는 몸살을 앓았다.

개원가에 때아닌 칼럼 경계주의보가 내려졌다. P전문의와 같은 칼럼 오용 사례가 비만치료제와 요실금, 피부미용제품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이같은 사례가 회자, 개원의들이 칼럼에 대한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원의가 일간지에 칼럼을 게재할 경우 그 병원에 대한 홍보효과는 매우 높아진다. 한 미용종합클리닉 홍보실 관계자는 "한번 칼럼이 게재될 때마다 진료를 문의하는 전화가 500여통에서 많으면 1000여통까지도 온다"고 이를 뒷받침했다.

강남의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홍보 효과가 워낙 높아 일간지에 게재할 예정이라고 칼럼을 요청해오면 일단 앞뒤 따져보지 않고 적극 응하고 있는 것이 현 개원가의 추세"라며 "최근에는 개원의 사모임을 중심으로 이같은 사례에 대한 정보가 돌아 조심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피부과 전문의도 "일간지에 칼럼을 게재하려면 일정 지면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러나 이같이 접근하는 경우에는 보통 지면료를 전혀 받지 않음은 물론 일정의 고료를 선불로 지급해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의사들이 이러한 일을 당하고도 선불로 받은 고료의 반환 문제나 바쁜 일상으로 인해 이를 그냥 방치하는 경향이 일반적이어서 사태를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P 산부인과 전문의는 "그 제품에 심각한 부작용이 없어 큰 문제로 확산되지 않아 적절한 대처를 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동료들과의 대화 중에 이같은 일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심하고는 있으나 법적 문제로 확대시킬 생각은 없다"고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가톨릭의료원의 산부인과 교수는 "개원가를 타깃으로 확대되고 있는 이같은 사례를 직접 접해본 바는 없다"면서도 "의사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만큼 적극 대처해 사회적으로 이슈화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현정기자 hjkim@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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