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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2003년 오늘, 의사의 사회적 위상
[ 2003년 03월 19일 12시 00분 ]
사전을 들춰보면 '의사(醫師)'를 '일정한 자격을 가지고 의술과 약으로 병을 고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규정해 놓았다.

마법의술(魔法醫術)이 성행하던 오랜 옛날 병마를 쫓기 위해 주술을 펼쳤던 마술사에서 기원된 의사라는 직업이 유럽에서 사회적으로 그 지위가 확립된 것은 18세기초 무렵이다.

당시 '의사법'이 제정되면서 의사의 지위가 법적으로 확립됐고, 가정의가 생긴 것도 이때였다. 이발사의 겸업이었던 외과도 의사의 정식과목에 추가됐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로 18세기는 '의사의 사회적 지위의 황금시대'로 일컬어진다. 그렇다면 2003년 오늘, 대한민국에서 의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사회적 위상은 어디쯤 놓여 있을까?

최근 노동부가 발표한 '한국인의 직업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과의사는 변호사, 프로축구선수, 대기업체 사장 등 24개 직업 중 평균 83.28점을 획득, 직업의 사회적 지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청소년 시기에 부모가 바라는 직업 순위에서도 의사는 교사(25.3%), 공무원(20.5%)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객관적 수치만 놓고 보면 의사가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직업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상당수 의사들은 의약분업 실시 이후 지난 몇 년간 급격한 의료환경의 변화를 겪으면서 사회적 위상이 급변했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한 말들 속에는 깊은 좌절감이 묻어난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사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의료대란을 겪으면서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익집단으로 매도되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피해의식을 느끼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이 땅의 많은 의사들은 '사회적 지위의 황금시대'를 그리워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런 측면서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고…, 인간의 생명을 그 수태된 때로부터 지상의 것으로 존중히 여기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거리낌없는 양심으로 펼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의료계의 당면과제가 아닌가 싶다.

이보다 앞서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양심과 품위를 가지고 의술을 베풀수' 있도록 하는 보건의료 정책과 환경의 개선은 더욱 절실하다.
김상기기자 bus1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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