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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현실 외면 심사원칙…의료계 대응도 미숙
[ 2003년 04월 11일 14시 27분 ]
최근 발표된 심평원의 외래에서 진료한 급성호흡기감염증 심사원칙에 대해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심각한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공포감을 몰고 온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이 삼사원칙과 연관시킨 와전(訛傳)된 기사가 보도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이에따라 감기 심사원칙에 대한 정확한 해석을 토대로 국민건강 수호 및 건보재정 절감과 함께 의사의 진료권 측면에서 앞으로 의료계가 해결해 나가야 할 부분을 상, 하로 2회에 걸쳐 분석했다.[편집자주]

[上]醫 반발, '감기 심사원칙' 해결점 찾자
[下]현실 외면 심사원칙…의료계 대응도 미숙

의료계 "현실 간과한 교과서적 원칙" 지적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한 의료계가 이번 심사원칙에 반발하는 가장 큰 골자는 진료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실적인 측면을 간과하면서 지나치게 교과서적으로 원칙을 제정했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보통 감기하면 일반 국민들은 1주일정도 지속되는 단순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감기 환자들은 감기증상이 나타나자마자 병원에 와서 항생제부터 찾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외국의 경우 감기도 입원까지 할 수 있는 질병으로 인식하면서 감기를 단순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는 반면, 우리나라는 감기로 입원하면 꾀병 부린다는 인식이 더 보편적이기 때문에 감기를 대수롭지 않은 질병으로 생각하는 데 그 원인이 있다.

물론 단순 감기에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이같은 국민성이 항생제 오남용을 부추기는 데 큰 몫을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의 한 이비인후과 개원의는 "의사들에 대한 법적인 보호장치가 점차 축소되면서 의사들은 갈수록 방어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이런 현실속에서 지나치게 교과서적인 진료 가이드라인이 정해지면, 의사들은 갈수록 무기력해 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런 식으로 기준이 강화되면 의사들은 원칙대로만 진료하면서 약을 처방하게 될 것"이라며 "진료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병에 적극적이며 의학적 소견을 갖고 책임있게 진료할 수 있는 기회들이 점차 줄어 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내과 개원의도 "진료현장에서 비정형성 폐렴과 감기 증상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다"라며 "그러나 폐렴에는 항생제를 사용하고, 감기에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어떤 의사가 적극적인 진료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물론 심사원칙이 의학적으로 옳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지나친 교과서적인 잣대로 정확히 선을 그을 수 없는 갖가지 상황과 변수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불만"이라고 토로했다.

상병별 코딩시스템에 포함되지 않는 환자 많아

특히 개원의들은 진료현장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들을 이번 심사원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8가지 상병군으로 모두 분류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즉, 코드별 규정에 포함되지 않는 증상들이 실제 임상에서는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의사가 나름대로 원칙과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를 진료하기 전에 의료는 객관성과 타당성을 가진 과학적 접근이 돼야 한다는 것은 가장 기본이다.

심사원칙(안) 중에는 일부 논란이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의학적인 토론을 거쳐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돼 나가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측면에 근거한다.

하지만 의사들도 이번 심사원칙에 지나친 감정적 대응을 한 것은 그 주장의 타당성에도 불구, "의사들은 또 반대야" 하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그런 측면서 의사들은 이번 심사원칙과 관련, "의사의 진료권을 제한한다", "건보 재정절감 목적을 항생제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포장하고 있다", "이 원칙으로는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을 적기에 치료할 수 없다"는 등 추상적이고 근거없는 주장을 할 때가 아니다.

문제점을 제기할 때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토대 위에서 사안 사안별로 이뤄져야 한다.

당초 심평원은 "이 원칙이 곧바로 심사기준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며,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국민 홍보도 시행하면서 심사기준으로 개발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의료계는 현장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심사원칙 및 앞으로 개발될 심사기준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자료실][上]醫 반발 '감기 심사원칙' 해결점 찾자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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