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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심평원-의협, 협의 통한 합의도출 한계
[ 2003년 04월 14일 03시 11분 ]
정부의 소화기관용약제 급여제한 고시 폐지 이후 심평원과 의료계가 진료가이드라인을 상호 협의, 제정하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지만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심평원과 의협은 현재 소화기관용약 권장지침과 급성호흡기감염증 심사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중이지만 합의점 도출이 불투명한 상태다.
심평원 고위관계자는 13일 "심사기준을 제정할 때 참여하는 의료계 대표는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이익단체인 의협을 대변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릴 때가 되면 학술적인 측면과 함께 의료계의 반향도 고려할 수밖에 없어 양심을 기대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이 지난해 항생제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감기위원회를 발족하고, 의료계 추천인사 4명을 포함시켰지만 이들 모두 진료 가이드라인이 아닌 심사기준을 제정하는 것에 반대해 탈퇴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진료가이드라인을 제정할 때 이익단체가 참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앞으로 의협 대표가 아닌 해당 학회 전문가 자격으로 참여해 안을 만들고, 관련 학회에서 이의를 제기하면 보완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급성호흡기감염증 심사원칙과 관련 감염내과학회가 학자적 측면에서 공식적인 반대입장을 밝히는 것과 개원의들이 진료위축을 우려해 반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급성호흡기감염증 심사원칙안에 대해 지금까지 관련학회에서 정식 이의제기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심평원이 진료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삭감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위원회를 만든다면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심평원 감기위원회가 올바른 진료지침을 만들어 더 좋은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해 결국 국민건강을 향상시킬 목적이라면 찬성하지만 재정절감을 위한 불순한 의도에서 출발했다"며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의협은 심평원이 진료지침이나 약제지침을 만들 때 의협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해 급성호흡기감염증 심사기준에 적극 개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복지부는 소화기관용약제 처방권장지침과 급성호흡기감염증 심사기준 제정과정에서 의료계와 심평원이 좋은 선례를 남긴다면 이같은 모델을 계속 활용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와 심평원간 분쟁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협의토록 하고, 정상적 과정을 거치면 좋은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며 "어느 한쪽 편을 들거나 시기를 못박지 않고 상황에 맞게 기준을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창욱기자 dha8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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